1분기 영업이익·매출 사상최대…해외 매출 80% 넘어
올해 밀양공장 완공으로 생산량 더 늘듯…중국공장도 착공
올해 밀양공장 완공으로 생산량 더 늘듯…중국공장도 착공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삼양식품[003230]의 주가가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16일 장중 처음 120만원을 넘어 증시 황제주로 등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한때 삼양식품 주가는 123만5천원까지 뛰어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현재 국내 증시에서 단순 주가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5월 8일 장중 30만원도 안 되던 주가가 1년 새 네 배로 튀어 오른 것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난 2월 14일 장중 120만9천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19.07% 뛴 118만원으로 처음 1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시가총액은 8조8천287억원으로 49위에 올랐다. 한미반도체[042700](50위), 한국항공우주[047810](51위)보다 높고 LIG넥스원[079550](48위), 한화시스템[272210](47위)을 추격하고 있다.
증시에서 삼양식품은 작년 10월 식품 대장주에 올랐고, 반년 만에 이른바 '황제주'가 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양식품의 주가 강세는 해외 수요에 힘입은 고성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삼양식품은 수익성이 좋은 해와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를 넘는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급증하면서 삼양식품은 지난 수년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290억원, 1천3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67% 늘었다.
최근의 변화는 창업자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이 이끌었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을 개발해 삼양식품을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수출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닭브랜드는 현재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매출의 80%는 불닭브랜드 매출이다.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과 미주가 각 28%씩이고 아시아가 20%다.
삼양식품은 수출 물량을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면서 작년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한국 라면 수출액의 50% 이상은 삼양식품의 성과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식품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직을 내려놓고 보유한 삼양식품 주식을 지주사로 넘기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해외 각국에서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생산시설을 더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1천838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밀양2공장은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밀양2공장에는 6개 라인이 있어 라면을 연간 최대 6억9천만개 생산할 수 있다.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확대된다.
첫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도 돌입한다. 삼양식품은 작년 12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생산법인 설립 계획을 밝혔고, 오는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약 2천1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공장은 중국 내 수요를 전담하게 되고 국내 공장은 미국, 유럽 등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수출국의 물량을 담당한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에 우선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삼양식품은 관세 문제에 대응해 사내 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와 원가 절감 등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1963년 한국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을 내놓은 기업이다.
창업자인 전중윤 명예회장은 6·25전쟁 이후인 1961년 남대문 시장에서 사람들이 꿀꿀이죽을 먹으려고 줄을 선 장면을 보고 라면 개발을 결심했다고 전해진다. 바로 그해에 회사를 세우고 2년 뒤인 1963년 일본 묘조식품에서 기술을 배워, 라면 기계를 국내로 들여와 같은 해 9월 15일 라면을 출시한 것이 우리나라 라면시장의 첫걸음이었다.

라면 시장은 1980년대 한국 경제 성장과 동반해 급격히 커졌지만, 삼양식품은 라면 업체 간 경쟁에서 밀리며 한때 경영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9년에는 오너가 2세인 전인장 전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당시 25세 장남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입사해 예상보다 일찍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 삼양식품은 인스턴트 면류와 스낵, 소스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가정간편식(HMR), 건강기능식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가고 있다.
삼양식품 지분구조를 보면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가 34.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있고 김정수 부회장 4.33%, 전인장 전 회장 3.13%, 삼양이건장학재단 1.68%, 전병우 본부장 0.59% 등의 특수관계인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