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AI 밀착 강화한 트럼프…"미래 먹거리 외주화" 우려도
연합뉴스
입력 2025-05-16 11:51:33 수정 2025-05-16 11:51:33
사우디·UAE에 첨단 AI 칩 대량 공급…데이터 센터 건립도 약속
"미국에도 투자 유치" 강조하지만…"라이벌 키워주는 꼴" 지적


UAE 대통령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UAE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약속하는 등 협력을 대폭 강화하자, 미래 먹거리인 AI 분야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국가들과 맺은 AI 협력 약속이 데이터 센터 등 핵심 AI 기반 시설들이 미국이 아닌 중동에 세워지는 '외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전현직 당국자와 AI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러한 AI 협력으로 미국이 과거 제조업이나 에너지 분야에서 생산 시설들을 국외로 외주화하며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내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UAE 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 허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UAE에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연간 50만개까지 수출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엔비디아는 사우디에도 최신 AI 칩 1만8천개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러한 미국과 '빅딜'을 통해 그간 AI 초보였던 중동 국가들은 조만간 AI 실세 중 하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다.

이를 두고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의 클론 키친은 이번 합의가 미국의 기술을 전 세계의 모든 AI가 운영되는 기반으로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첨단 AI 기술을 수출하게 되는 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간 해외로 나간 기업과 제조업 생산 시설들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겠다는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에 따라 정책을 펼쳐 온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이번에 중동과 AI 관련 협상을 주도한 트럼프 행정부의 AI 차르 데이비드 색스와 AI 수석 정책 고문 스리람 크리슈난이 반대하는 참모들을 건너뛰고 논의를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NYT에 UAE와 맺은 AI 합의는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2029년에 완성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훈련 시설이 미국이 아닌 UAE에 지어지는 선택을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 미 당국자들은 사우디와 UAE로부터도 상응하는 미국에 대한 투자 약속을 받아냈으며, UAE에 데이터 센터를 지을 때마다 UAE 정부 역시 미국 내 데이터 센터와 관련해 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UAE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부다비 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UAE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만났다. 2025.05.16 [UAE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그간 수출을 통제해왔던 미국 엔비디아 반도체가 이번에 중동으로 대거 들어가면서 미국의 AI 라이벌인 중국으로 전용될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우디와 UAE 정부는 수입할 엔비디아 칩의 위치를 미국에 계속 알리는 등 중국의 전용을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그간 미국에서는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UAE의 권위주의 정부 손에 미국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이 존재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의 기술 분석 연구원 지미 굿리치는 NYT에 미국 내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비용 등의 면에서 어렵다고 해서 이를 중동으로 내보내는 것은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며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를 중동에 세우는 것은 중동의 걸프 국가, 혹은 중국을 미국의 강력한 AI 라이벌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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