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인크래프트 원작…북미서 밈 양산하며 흥행 대박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2009년 출시된 마인크래프트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게임 중 하나다.
누적 판매량은 3억장에 달하고 월간 이용자는 1억6천만명으로 추산된다. 레고 형태의 네모난 블록으로 자기만의 세상을 지어나가는 재미에 빠져 밤을 꼴딱 새우게 할 만큼 중독성도 강하다.
게임의 인기 덕분인지 '마인크래프트'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 역시 지난 4일 북미 개봉 이후 대박을 터뜨렸다. 5억5천만달러(약 7천800억원)의 극장 매출을 올려 올해 할리우드 최고 흥행작이 된 것은 물론이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2023)에 이어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중 두 번째로 흥행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재러드 헤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블록 구조와 캐릭터, 몹 등 게임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재현했다. 마인크래프트와 함께 성장한 미국의 10∼20대 관객들은 게임 속 캐릭터 모습으로 꾸미고 극장을 찾거나 마치 콘서트를 관람할 때처럼 상영 중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아기 좀비가 닭을 타고 달려오는 몹인 '치킨 조키'의 등장 장면에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대사에 맞춰 단체로 웃는 색다른 극장 풍경을 만들어냈다.

등장인물들이 마인크래프트의 세계인 '오버월드'로 이동해 모험을 펼친다는 설정은 게임과 그대로지만, 구체적인 스토리는 새롭게 만들어졌다.
게임 속 캐릭터인 스티브(잭 블랙 분)가 영화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 왕년의 비디오게임 챔피언 개릿(제이슨 모모아), 엄마를 잃고 새 동네로 이사 온 남매 헨리(서배스천 한센)와 나탈리(에마 마이어스), 부동산 중개인 던(대니엘 브룩스)이 폐광 속에 열린 포털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들이 마주한 곳은 모든 것이 블록으로 이뤄진 오버월드. 일찍이 이 세계에 들어와 살고 있는 스티브는 상상하는 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며 넷을 안내한다.
그러나 신기해할 새도 없이 지하 세계를 다스리는 마법사 말고샤의 침공으로 오버월드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두 함께 힘을 합쳐 막아내기로 한다.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 스토리가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쥬만지'(1996)를 떠오르게 하지만, 영상미만큼은 한층 화려하다. 산, 나무, 동물, 과일, 건물 등 모든 것이 네모 모양인 오버월드가 생생하게 구현돼 눈을 즐겁게 한다. 북미에서 밈까지 탄생시킨 치킨조키를 비롯해 크리퍼, 스켈레톤, 좀비 등 게임 캐릭터는 '마인크래프트'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길 듯하다.
웃음을 유발하는 대사와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는 영화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한다. 코미디의 대가 잭 블랙 특유의 과장된 표정과 툭툭 던지는 대사는 여전히 재밌다. '아쿠아맨'(2023)에서 신선한 히어로 면모를 보여준 제이슨 모모아, 넷플릭스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으로 유명한 대니엘 브룩스의 코믹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26일 개봉. 101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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