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애플이 출시한 새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보급형 모델치고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는데, 플래그십에 비해 맥세이프 기능 등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체험하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지일 수 있다.
22일 아이폰 16e 화이트 색상을 직접 써본 후 느낀 첫인상은 기존의 보급형도, 플래그십도 아닌 '플래그십에 가까운 새로운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번 제품을 기존 보급형 라인인 아이폰 SE 대신 아이폰 16 라인업으로 출시한 이유도 이 같은 새로운 시장 포지션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SE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홈 버튼이 없어지고 페이스 ID를 지원하는 점이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 SE에서 홈 버튼을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플래그십처럼 홈 버튼을 없앴다.
외형적인 부분에서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측면의 동작 버튼이다. 이 버튼을 통해 손전등, 카메라 등 즐겨 쓰는 앱을 빠르게 실행하고 무음 모드와 집중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한 가지 앱만 선택해서 설정할 수 있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성능 측면에서도 이전 보급형 모델보다는 플래그십과 유사했다.
아이폰 16 시리즈에 장착된 최신 A18 칩을 탑재했으며, 중앙 처리장치(CPU)와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개선했다.

6코어 CPU는 기존 아이폰 11보다 최대 80% 더 빠르고 SE 3세대보다는 40% 더 빠르다.
4코어 GPU는 아이폰 11보다 70% 빠르고 SE 3세대보다 40% 빠르다고 알려졌다.
16 시리즈에서처럼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글쓰기 도구, 챗GPT 등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디스플레이 또한 16 시리즈와 동일한 명암비를 갖췄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도 아이폰 16 기본 모델과 유사하게 26시간 비디오 재생이 가능하다.
피부에 와닿는 장점은 4천800만 화소 카메라다.
원래 광학급 2배 줌을 찍으려면 카메라가 하나 더 필요하지만, 16e는 하나의 카메라로 2배 망원 촬영 기능을 제공한다.
카메라는 특히 야간 촬영에서 성능을 발휘했다.
밤 9시경 아이폰 15로 같은 배경을 찍어 비교해보니 16e에서 불빛 표현이나 건물 색상이 더 선명했다.

동영상 촬영 시 배경의 소음을 줄이거나 지우는 오디오 믹스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분명 장점이 있지만, 가격은 기존 보급형 모델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16e의 가격은 99만원으로, 128GB 기준 작년 9월 출시된 플래그십 아이폰 16 시리즈 기본 모델(125만원)과 3년 전 출시한 보급형 SE 3세대(73만원)의 딱 중간이다.
저렴한 가격에 애플의 감성을 누리고 싶은 보급형 모델 이용자에게 26만원의 가격 차는 '애매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즉 16e는 보급형 모델 이용자 가운데 플래그십은 부담스럽지만, 기존 모델보다 개선된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 AI 기능을 누리고 싶은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디자인 측면에서 심플한 무광 마감과 클래식한 블랙, 화이트 색상을 원하는 이용자도 만족할 만하다.
그러나 26만원이라는 가격 차이가 부담스럽지 않고 맥세이프, 다이내믹 아일랜드 등 기능을 모두 누리고 싶다면 플래그십 모델이 더 나은 선택지일 것이다.
애플 케어 플러스 플랜을 구입하면 16 시리즈와 수리비도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고려한다면 말이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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