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틱 센트리' 명명…호위함·초계기·드론 투입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발트해 해저 케이블을 겨냥한 사보타주(파괴공작)를 억지하고 감시하기 위한 새 임무를 출범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나토 발트해 동맹국 정상회의'가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틱 센트리'(Baltic Sentry)라고 명명된 임무를 통해 발트해 수역 감시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브륀쉼에 본부를 둔 나토 합동사령부(JFCBS)가 이끌게 될 새 임무에는 호위함, 초계기, 해군 드론 함대가 투입된다.
투입되는 자산 규모는 작전 기밀을 이유로 상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뤼터 사무총장은 각종 해저 케이블이 인터넷 트래픽 95% 이상은 물론, 하루 약 10조 달러 규모의 금융거래를 하는 데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조처는 발트해 수역에서 나토 회원국의 해저 케이블이 잇달아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가장 최근에는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핀란드 수역에서 전력케이블 및 통신케이블이 절단됐다.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 원유를 수출하는 일명 '그림자 함대' 소속 유조선 이글S호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핀란드 당국은 이글S호를 억류하고 고의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그간 발생한 발트해 해저 인프라 사고 가운데 사보타주 여부가 공식 확인된 적은 없으나 나토에서는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 주둔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발트해 연안에는 나토 적국인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및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 있다. 그중에서도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힌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발트해 회원국인 핀란드, 독일, 폴란드, 덴마크, 스웨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정상이 참석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과실에 의한 것이건 악의적이건 간에 핵심적인 해저 인프라를 훼손하거나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해저 인프라에 대한 사보타주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발트해 수역을 돌아다니는 '러시아 함대' 선박에 대한 대응도 예고했다.
성명은 "러시아가 일명 그림자 함대를 활용하는 건 발트해와 전 세계 해상·환경 안보에 특별한 위협"이라며 "제재 연장을 포함한 추가 조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화물 운송 흐름을 돕는 선박 활동으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EU-나토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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