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2020년대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최근 5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의미지만 정작 토트넘 홋스퍼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손흥민은 최근 튀르키예 구단에 백지수표 제안을 받고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옛 토트넘 동료 해리 케인의 러브콜을 받는 등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면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오히려 토트넘 탈출이 신의 한 수가 될 정도의 각광을 받고 있다.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은 2일(한국시간)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선수가 재능을 뽐내며 영국 최상위 리그를 빛냈다. 베스트11에 들어갈 만한 선수는 누구인가"라며 2020년대 베스트11을 선정했다.
4-3-3 포메이션이 기준이 된 가운데 손흥민은 왼쪽 공격수로 선정되며 모하메드 살라, 엘링 홀란과 최전방 스리톱을 이뤘다. 매체는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의 우승을 위한 긴 기다림은 2020년대 상반기에도 계속됐으나 손흥민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한국 출신의 센세이션은 토트넘이 여러 감독의 돌풍 속에서 재앙에서 재앙으로 휘청거리는 동안 변함없는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자비하고 기술적으로 재능 있는 선수로 어떤 상대에게든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해리 케인과 연결될 때 가장 효과적이었고, 케인이 2023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후에도 자신의 기준을 낮추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기록했는데 평소 레프트윙 역할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 시스템에서 9번 공격수 자리를 번갈아 맡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손흥민의 개인 역량에 걸맞은 집단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32세의 손흥민은 결국 은퇴할 때 더 큰 클럽으로 이적을 추진하지 않은 걸 후회할지 모르지만, 트로피가 부족하다고 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그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였는지를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체 평가대로 손흥민은 2020년대에도 토트넘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쳐왔다. 2020-2021시즌 17골 10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2021-2022시즌에는 23골 7도움으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룬 대업이었다.
2022-2023시즌에는 다소 주춤해 10골 6도움에 그쳤지만 지난 시즌 다시 부활해 17골 10도움으로 변함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에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5골 6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은 10년 동안 430경기 169골 90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25골 68도움으로 토트넘 역대 득점 순위 4위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손흥민의 업적에 시큰둥한 모양새다. 최근 계약 기간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1년 연장 옵션 발동 여부도 불확실하다. 현재 손흥민은 보스만 룰 대상자가 돼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이적 협상을 개시할 수 있으며 7월부터는 자유계약(FA)으로 이적료 없이 팀을 떠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9월 카라바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재계약에 관련된 질문을 받자 "(재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3달이 넘도록 토트넘의 태도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달 24일 "토트넘은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이고, 공식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양측이 현 계약 1년 연장에 합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식 발표는 없었다.
영국 트리발 풋볼은 "토트넘의 주장이자 클럽의 레전드인 손흥민도 클럽에서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많은 이들은 최근 손흥민의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 그의 마음이 더 이상 토트넘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이 불투명해지면서 이적설도 나돌았다.
토트넘 홋스퍼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투 더 레인 백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라며 "손흥민과 토트넘 간의 계약 상황으로 인해 유럽과 중동의 여러 팀이 FA로 손흥민을 영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손흥민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독일),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이상 튀르키예) 등 유럽의 여러 빅클럽들과 이적설이 났다.
우선 영국 매체 '더선'은 손흥민이 뮌헨으로 가서 해리 케인과 다시 토트넘 시절처럼 환상적인 콤비 이루는 것을 주목했다.
"전 토트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쏘니를 환영할 것이라는 뜻을 전한 것을 듣고 그는 최선의 선택을 고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케인은 지난달 팬포럼에서 데려오고 싶은 토트넘 선수를 묻는 질문에 바로 "쏘니(손흥민)"이라고 대답한 뒤 "그라운드 밖에서도 훌륭한 선수다. 지금 분데스리가에 와도 잘 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독일에서 5년간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세계 굴지의 팀 뮌헨이라면 이동할 수도 있을 거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뮌헨은 연봉 300억원 안팎의 윙어 3명이 동반 부진에 빠져 골치가 아프다. 레로이 자네, 킹슬리 코망, 세르쥬 그나브리가 그들이다. 손흥민처럼 180억원에 불과한 선수가 뮌헨에 와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관측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토트넘 전문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도 1일 "케인의 러브콜이 손흥민 이적의 단서가 될 수 있다"며 옛 동료의 발언을 경계했다.
손흥민은 페네르바체와 뮌헨 외에도 스페인 명문 구단 등의 구애 등을 받는 중이다. 지난해 10~12월 내내 이적설에 휩싸였다. 손흥민이 침묵하면서 이적설은 줄어들지 않았다.
우선 스페인 라리가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강력하게 연결됐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지난달 20일 "내년 6월에 토트넘과 계약이 끝나는 손흥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다"며 "손흥민은 이번 시즌 공식전 7골 6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클래스와 재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2025년 계약이 만료되고 그로 인해 손흥민의 미래가 주목받고 있다. 아틀레티코가 손흥민 확보에 관심을 드러내는 중"이라고 했다.
여기에 라리가 2위 FC바르셀로나도 손흥민에게 적극적인 모양새다.
지난 3일 스페인 매체 '엘골디히탈'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하길 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팀내 연봉 10위 안에 드는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내보내고 둘의 연봉으로 손흥민을 데려오려고 한다"고 했다.
'엘 나시오날'은 21일 "한지 플리크 바르셀나 감독은 자유계약으로 두 명의 선수를 요청했다"며 "한 명은 키미히인 것으로 드러났고 다른 한 명은 깜짝 영입으로 손흥민"이라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지금 재정난이 겹치면서 특정 선수를 거액 주고 데려올 수 없는 입장이다. 손흥민이 무료 이적 대상이면 바르셀로나가 노릴 만하다.
매체는 "키미히는 뮌헨과 독일 대표팀에서 플리크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지만 손흥민은 의외"라며 "경험 많고 공격에서 다재다능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알렸다.
최근 부진설에 휩싸였지만 기량도 아직 수준급이라는 평가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걸출한 활약을 펼친 토트넘 선배에게 나온 상황이다.
영국 매체 '미러'는 지난달 말 "전 토트넘 윙어 안드로스 타운센드는 손흥민이 이번 시즌 우려스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여전히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그는 많은 비평가들이 손흥민을 폄하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타운센드는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지금 32살이니 분명히 신체적으로 하락세는 있겠지만, 그는 여전히 최고 수준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손흥민은 여전히 양발을 잘 사용하고, 기술이 뛰어나고, 까다롭고, 볼을 빼앗긴 상황에서 짐승처럼 압박할 수 있다"라며 "그는 여전히 모든 사람이 아는 선수이다. 그저 지금은 완전히 정상적인 나쁜 순간을 겪고 있을 뿐"이라며 현재 부진은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또 "내 생각에 손흥민은 여전히 월드 클래스 선수이다. 우리가 수년간 알고 있던 선수와 똑같다"라며 손흥민의 경기력과 기술이 이전과 다르지 않다고 옹호했다.
매체도 "이번 시즌은 손흥민의 가장 위대한 시즌은 아니지만, 손흥민은 모든 대회에서 21경기에 출전해 7골 6도움을 기록했다"라며 손흥민이 비난을 받는 와중에도 적지 않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밀란도 참전했다.
밀란 소식을 다루는 이탈리아 매체 '플라네타밀란'은 "밀란이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을까? 장단점은 거의 균형이 잡혀 있다. 몇 가지 유리한 요소가 있다. 2025년 7월 33세가 되는 손흥민의 나이는 단점이다. 하지만 그에게 많은 것을 주고도 우승컵을 주지 못한 클럽을 떠나 분위기를 바꾸기에 적합한 시기이기도 하다"며 "몸값도 3800만 유로(약 580억원)로 선수 수준을 고려할 때 그다지 높지 않다"고 손흥민 영입이 충분히 가능한 이유를 설명했다.
튀르키예 매체 '카라르'는 2일 자국리그 3대 명문 중 하나인 베식타시가 손흥민을 위해 백지수표 꺼냈음을 알렸다.
"베식타시는 월드 스타로 선수단을 강화기 위해 잉글랜드로 눈을 돌렸다"라며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활약한 손흥민을 위해 베식타시는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모든 조건을 밀어붙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 때문에 유럽의 빅클럽으로부터 기대했던 제안을 받지 못한 손흥민은 2025년 6월에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된다"라며 "토트넘으로부터 재계약을 제안 받지 못한 손흥민은 클럽과 작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부진 때문인지 토트넘 팬들은 이제는 손흥민과 결별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울버햄튼전 이후 "팬들은 손흥민의 부정확한 크로스에 실망했고, 손흥민이 장기적으로 클럽에 헌신할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됐다"며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이번 시즌 손흥민의 플레이 방식에 대해 비판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기록을 쓰며 2020년대 베스트11에 포함된 손흥민이지만 토트넘에서 오랫동안 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골닷컴 /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