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예산 조기집행은 잘못된 처방…韓권한대행, 내란 종식 역할 못하고 있어"
"임기 1년반 남아 제 거취 따질 때 아냐…경기도가 국가 중심 잡아야 할 책임감"
"임기 1년반 남아 제 거취 따질 때 아냐…경기도가 국가 중심 잡아야 할 책임감"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최해민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위기 대응과 관련해 "정부의 '본예산 조기집행 우선'은 한가하고 잘못된 처방"이라며 "'슈퍼추경'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김 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투자,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신속·과감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기 대선 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임기가 1년 반이 남았다. 엄중한 국가 상황에서 제 거취 문제를 따질 때가 전혀 아니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경기도가 국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 일문일답.
-- 취임 4년 차를 맞게 된다. 도정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 '기회수도' 경기를 만들기 위한 정주행 2년 6개월이었다. 최대 지방정부로서 경기도가 국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73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고 '경기 RE100' 등 기후 대응도 경기도가 이끌었다. 임기 후반기 들어 휴머노믹스(사람중심경제)를 도정 목표로 제시했다. 각자도생이 아닌 나라, 혼자가 아닌 공동체의 삶을 복원해야 한다.
코로나, IMF 사태 때보다 더 어려운 것이 지금의 민생이다. 이를 위해 가장 빠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탄핵을 완성해야 한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 대표 공약인 '기회소득 시리즈'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경기국제공항' 유치는 어떻게 되고 있나.
▲ 기회소득은 도정 철학인 휴머노믹스가 반영된 대표정책이다. 체육인 기회소득의 경우 도내 체육인 93%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경기북부가 대한민국 성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중앙정부가 애써 외면하는 주민투표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도 적극 소통하고 있다. 국제공항은 후보지 3곳을 발표했고 건전한 유치 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 경기도의회와 소통, 협치에 대한 입장은.
▲ 도의회가 78대 78 여야 동수로 출범한 상황에서 예산과 조직개편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들을 합리적으로 합의 처리해왔다. 최근 정치 상황에 따른 부침도 있었지만, 곧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본다. 도의회가 제안해 제가 받아들인 전국 첫 인재양성형 '장애인 오케스트라' 출범은 협치의 대표 사례이기도 하다.
-- 계엄사태와 탄핵정국에 따른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최근 정부에 '30조원 이상의 슈퍼추경'을 제안했지만 정부와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본예산 조기집행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데.
▲ 내년도 본예산의 조기 집행은 너무나 한가하고 잘못된 처방이다. 내년 쓸 예산을 당겨쓰겠다는 것인데 역대 정부가 조기 집행을 안 한 적이 거의 없다. 윤석열 정부가 소위 건전재정이라는 미명으로 쭉 해왔기에 한 번에 바꾸기가 어려울 것이다. 정부 내에서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사람을 바꿔야 한다고 제가 얘기를 해 왔다. 이 정부의 장관들이 이제까지 했던 것을 뒤집는 것은 자기 부정이다.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30조원 이상의 슈퍼추경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투자,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신속·과감하게 하는 것이 해법이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내란 특별법' 공포를 요구했지만, 한 권한대행은 여야 타협안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 내란을 종식하고 참여했던 모든 사람을 발본색원하는 단계까지 가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그 역할을 지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 시일 안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 한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내란에 방조 내지는 참가한 의혹을 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 윤석열 대통령 측은 수사보다는 탄핵심판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보는지.
▲ 계엄이 발표되고 경기도청 봉쇄하라는 것을 즉각 거부하고 쿠데타라고 제가 규정했다. 즉각 체포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탄핵 집회에 매일 참여해 1인 시위까지 했다. 내란의 수괴가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인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처리될 일이지 자기들이 선택적으로 뭘 하겠다는 자체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거나 내란이 지속되고 있는 듯한 증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도지사 연임과 대선 출마 가운데 선택지는.
▲ 도지사 임기가 1년 반이 남았다. 하룻밤 새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세상이다. 엄중한 국가 상황에서 제 거취 문제나 이런 것 두고 판단하고 득실 따질 때가 전혀 아니다. 빨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뭘 해야 하나 이것만 생각하면 된다.
-- 조기 대선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거론된다. 공직선거법 판결 기한(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준수도 여권에서 주장하는데.
▲ 나라를 바로 세우고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법부는 사법부대로 자기들 원칙에 따르면 되고 이 대표는 이 대표 대로 정정당당하게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국가가 누란의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재판해야 한다가 우리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일까 싶다.
--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총리와 함께 '신3김'으로 불리는데.
▲ 두 분 다 국가가 엄중한 상황에서 자신이 헌신해야겠다는 그런 진정성이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분들이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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