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 놓쳤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은 품을 수 있을까.
태극전사 이적설에 여러 차례 거론됐음에도 정작 인연을 맺지 못했던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 계약에도 손을 뻗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가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 패했던 만큼 이번엔 손흥민 쟁탈전을 이길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손흥민을 원하는 유럽 내 빅클럽이 여럿 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더 하드 태클'은 21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끝난 뒤 손흥민 데려올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시즌을 거듭할 수록 강해졌고 지금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됐다. 다만 토트넘과 손흥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결심한다면 출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영국 다른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도 같은 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토트넘 스타 손흥민의 헐값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며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북런던을 떠날 수 있다. 32살 손흥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타깃이다. 수개월 내 영입이 추진될 수 있다"고 알렸다.
올해 들어 손흥민 이적설에 관심이 많은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하루 앞선 20일 손흥민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다시 한 번 연결했다.
피차헤스는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 내년 6월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면 갈 수 있다"며 "그 스타는 바로 손흥민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라고 극찬했다.
영국 언론에서 몇 차례 보도한 것처럼 손흥민은 내년 6월 현 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다만 토트넘이 손흥민과 현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는 게 변수다. 영국 매체는 토트넘이 이를 금세 활성화할 것처럼 여겼으나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
토트넘이 수수방관한다면 새해 1월1일부터는 2025-2026시즌 입단을 전제로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이적 협상이 가능하다. 손흥민이 보스만 룰 적용을 받는다는 뜻이다.
손흥민을 두고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PSG,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명문 구단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1년부터 13년째 지휘하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강력한 역습 축구가 정형화된 팀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시즌 뛰는 중인데 조세 무리뉴 감독이 지휘할 때 카운터어택 스타일에서 강점을 드러낸 적이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역습 축구 역시 스피드가 좋고 패스 능력까지 갖춘 손흥민이 나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제격이라는 평이다.
여기에 다른 팀들보다 주전으로 뛸 가능성도 높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훌리안 알바레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주전 투톱으로 뛰고 있다. 그런데 1991년생 그리즈만이 조만간 미국으로 진출할 것이란 설에 휩싸여 있다. 그리즈만이 미국으로 가면 손흥민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
손흥민은 다른 구단에선 준주전급, 결국 로테이션 멤버로 뛰게 될 확률이 높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선수층이 아주 두꺼운 편은 아니어서 손흥민이 당장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해야 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창단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11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한 시즌은 2020-2021시즌이다. 스페인 FA컵인 코파델레이 트로피도 10번 들어올렸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도 3번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시즌 라리가 선두라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틈 속에서 발 버텨냈고 결국 22일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2-1 뒤집기 승리를 챙기면서 승점 41을 기록, 승점 38인 바르셀로나, 승점 37인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거의 매시즌 참가하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6개 팀 중 11위를 달리면서 토너먼트 진출이 유력하다. 다음 시즌에도 라리가 상위 4개팀에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할 확률이 높다. 손흥민도 '별들의 무대'에 복귀하는 셈이다.
손흥민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이번 시즌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다음 시즌 구상에 포함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손흥민이 시메오네 감독과 결합하면 토트넘에서 그토록 힘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지난헤 한국 투어를 와서 맨시티와 격돌하는 등 한국 마케팅 혹은 아시아 마케팅에도 관심이 크다. 손흥민의 입단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여러모로 '혜자' 계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흥민의 거취가 본격 도마 위에 오르던 시기에 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갈 수 있다는 보도에 휩싸였다.
지난 9월 피차헤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라면서 "알바레스를 데려온 구단은 스쿼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이름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빼어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이라고 했다.
이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손흥민 대리인이 비공식 접촉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무엇보다 2025년 6월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적시장이 제공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맺지 못하고 있다"며 토트넘 시각과 달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당장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해 여름에도 한국 선수와의 계약 문제로 화제를 뿌렸다.
스페인 라리가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로 올라선 이강인이 이적을 결심한 뒤 새 행선지를 찾고 있었는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1순위 후보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당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등과 연결이 됐고, 그 중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가장 강력히 원했다.
그러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을 품지 못했고, 그를 거머쥔 승자는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이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마요르카가 제시한 이적료와 선수를 동시에 건네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PSG가 나타나 이적료 400억원 가량에 이강인을 데려갔다.
당시 이강인과 내년 여름 손흥민의 다른 점이라면 손흥민은 이적료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금 토트넘과의 계약을 내년 6월에 그대로 종료하고 다시 다년 계약서를 다시 쓰자는 입장이지만 토트넘은 일단 현 계약 1년 연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 생각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여름 손흥민이 현 소속팀과 결별을 결심하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인연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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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