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추가모집 마무리단계…대학별 확정 인원 발표시 조정 불가능
교육당국 "한치 조정도 어려워" vs 의료계 "모집 중단" 여전한 줄다리기
교육당국 "한치 조정도 어려워" vs 의료계 "모집 중단" 여전한 줄다리기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라고 압박하는 의료계와 미세 조정도 어렵다는 정부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대학입시 시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다.
각 대학은 이번 주 후반부터 수시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발표한다. 발표가 이뤄지면 신입생 선발 인원을 조정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해진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대학은 지난 13일까지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발표를 마쳤고, 16∼18일 수시 합격자 등록 기간 내 등록하지 않은 인원만큼 19일부터 추가 합격자 발표를 진행 중이다.
현행 규정상 수시 추가모집에서도 충원되지 못한 인원은 정시로 이월된다.
각 대학은 수시 추가 합격자 발표를 마친 27일부터 정시모집이 시작되기 전인 30일 사이에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정시모집 선발인원을 확정해 대학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앞서 발표한 내년도 전국 39개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1천497명 많은 총 4천610명이다.
전형 유형별로는 67.7%에 해당하는 3천118명을 수시로, 나머지 1천492명(32.4%)을 정시로 뽑기로 했다.
의대 증원 여파로 연세대·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수시 최초합격자의 등록포기가 속출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연세대는 최초합격자의 등록포기 비율이 47.5%, 고려대는 44.9%에 달했다. 이는 2024학년도 대비 연세대는 11.1%포인트, 고려대는 0.8%포인트 오른 수치다.
서울대는 등록포기 비율이 지난해 7.3%에서 올해 6.1%로 하락했으나 이는 내신이 우수한 학생이 서울대보다는 지방권을 포함한 의대 지원에 집중한 결과로 종로학원은 추정했다.
최초합격에서 미충원된 인원은 1, 2차 추가모집을 통해 선발하게 된다. 여기서도 예정된 인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 해당 인원만큼 정시 선발인원이 늘어난다.
의사단체 대표들은 지난 19일 국회 교육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내년도 의대 모집을 중지해야 한다는 기존 요구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수시모집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의료계가 의대 정원 조정을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의대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41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시 최종인원 확정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시에서 정시로의 이월을 하지 않도록 규정을 바꾼다면 또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정시에서 의대 진학을 노리고 수시를 포기한 학생의 경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교육 당국이 난색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교육위 현안질의에서 "(관련 법규와 규정을) 여러 차례 점검하고 검토해봤지만,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정부로서는 도저히 한치의 (조정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도 이젠 2025학년도보다는 2026학년도를 검토할 시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 복지위는 23일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김윤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두 개정안 모두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등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중심으로 여전히 내년도 모집정지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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