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압박 약발?…"유럽 국가들, 전후 우크라 파병 검토"
연합뉴스
입력 2024-12-20 16:56:27 수정 2024-12-20 17:07:55
"트럼프도 관심"…"'더 많은 안보비용 부담' 트럼프 주장에도 부합"


벨기에 브뤼셀에서 뤼터 나토 사무총장 만난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브뤼셀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관저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4.12.18.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했을 때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논의됐다.

앞서 이 구상은 이번 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났을 때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전달됐다고 WP는 전했다.

익명의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 구상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이 구상을 지지할지는 불분명하며, 관련 정책이 현재 취임 준비과정에서 구체화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파병은 당초 지난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언급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한 기자회견에서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합의된 것은 없다"면서도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발언이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게 하려면 우크라이나 파병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됐고,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에 파병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그러나 유럽 정상들은 휴전 합의의 맥락에서 파병이 이뤄질 경우 이를 고려할 의향이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옵션으로서, 또 우크라전 종전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서 입지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유럽 외교관은 어떻게 하면 안보 보장에 더 기여할지를 두고 많은 국가가 여러 협상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로의 파병은 유럽이 안보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에도 부합한다고 WP는 전했다.

파병이 실제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단 나토 차원의 파병이 있으려면 회원국들의 합의가 있어야 하므로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

어느 국가가 병력을 보낼지, 보낸다면 몇 명을 보낼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분석가들과 당국자들은 파병이 의미가 있으려면 최소 수만 명의 병력을 보내야 한다고 본다.

러시아가 파병된 병력을 공격했을 때의 문제도 남아있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가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파병된 병력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정해야 한다.

카미유 그랑 전 나토 사무차장은 "최전선을 지키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단순히 정전 위반 집계만 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유럽 국가들의 파병 구상을 환영하며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구상이 "전쟁을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든 미래든 우리에게 있어 진정한 보장은 나토 가입이기 때문에 유럽 정상들과만 논의해서는 곤란하다"라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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