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한 소리 들을 만 하다.
손흥민이 다른 팀도 아니고 같은 프리미어리그 경쟁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였다. 레알 마드리드 입단설도 불거졌다. 손흥민이 정말 갈지는 모르지만 토트넘이 그 만큼 손흥민 재계약 관련해서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토트넘에서 스카우트를 했던 인사도 친정팀에 쓴소리를 가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이 클럽에서의 장기적인 미래를 고민하게 만든 주체는 바로 토트넘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고,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2026년까지 잔류할 수 있지만 토트넘은 아직까지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에서 지난 5월부터 1년 연장 옵션 활성화가 곧 이뤄진다고 보도했으나 이뤄진 것이 없다는 얘기다.
토트넘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보니 내년 여름 자유계약 신분으로 이적료 없이 풀리는 그를 두고 유럽 빅클럽들이 군침을 삼키는 중이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PSG등 각지의 빅클럽은 물론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 이적설에도 휩싸였다. 갈라타사라이는 이적료를 내고 다음달에 그를 데려가겠다는 자세다.
영국 팀토크는 "손흥민은 어떤 타이틀도 따낼 수 없는 것에 지쳤고, 지난 몇 번의 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손흥민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을 받은 팀 중에 바르셀로나가 있었다"며 손흥민 측 역제안설까지 꺼냈다.
레알 마드리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페인 매체 레알마드리드 콘피덴시알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엘링 홀란 다음으로 최고의 선수 2명을 공짜로 영입하고 싶어한다"며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토트넘과 같은 프리미어리그 맨유도 나왔다. 올 초 영국인 사업가 짐 랫클리프가 공동구단주로 합류한 뒤 재정 건전화를 추구하는 맨유는 내년 6월 이적료가 사라질 수 있는 손흥민이 구단의 변화에 딱 맞는 선수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후벵 아모림 맨유 신임 감독이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면서 아모림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부합한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라고 했다. 3-4-2-1 포메이션의 2에 해당하는 더블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이런 식으로 손흥민이 이적설로 유럽 일주를 하자 전 토트넘 스카우터 킹이 손흥민 이적설 원인으로 토트넘을 지목하고는 난타한 것이다.
킹은 "토트넘이 이런 이적설을 만들어냈다"며 "그들은 2개월 전 손흥민의 계약 연장을 정리했어야 했다. 그 때 했다면 빅클럽 이적 추측은 나오지 않았을 거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정착한 선수 아닌가. 그의 미래는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이미 결정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킹은 이어 "손흥민이 맨유로 이적하고 싶어할 이유는 없다"며 "토트넘은 벌써 마쳤어야 할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지 않아 스스로 문제를 일으켰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충성스러운 선수였고, 여전히 좋은 선수이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스퍼스웹'은 지난 11일 "손흥민은 현재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년 연장이 더해진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한 바 있다.
손흥민은 최근 재계약 이슈가 불거지면서 토트넘에 3년 정도의 기간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 보도가 맞다면 토트넘이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하는 셈이 된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우선 팀에 1년 더 남기고 손흥민 측과 협상을 통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 재계약을 맺을 생각으로 보인다.
만약 '스퍼스 웹'의 예상대로 손흥민이 1년 연장 후 2년 재계약을 통해 현 계약이 끝난 뒤에도 3년 더 토트넘에 머무른다면 36세가 되어야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 연봉은 현재 액수를 유지해 180억원씩 550억원 정도 된다.
그러나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손흥민의 3년 계약을 가능성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토트넘이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손흥민의 장기적인 후계자를 찾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대체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될 거라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미러'는 "맨유는 1월 이적시장 그리고 그 이후애 새로운 영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부에 밸런스를 맞추려 하고 래시포드는 구단이 판매에 열려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의 요구 이적료는 4000만 파운드(약 725억원)"래시포드가 프리미어리그에 남기로 결정한다면 선택지가 많지 않겠지만 토트넘이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여름에 계약이 만료되고, 손흥민의 대체자를 찾아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주전 공격수를 맡았으나 지금은 맨유에서 선발로 뛰기 어려운 마커스 래시포드를 노리고 있다.
결국 관건은 손흥민이 이번시즌 초반처럼 잦은 부상을 막으면서 앞으로 3년간 자신의 기량이 급락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토트넘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손흥민을 보기 위한 조건이다. 물론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순 없다.
구단의 '리빙 레전드'를 놓고도 갈팡질팡하는 사이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유럽 이적설에 휩싸일 태세다. 21세기 토트넘 선수 순위 2위에 해당하는 손흥민을 토트넘은 그야말로 방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토트넘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