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대(代)가족'에서 '대(大)가족'이 되는 과정이 이상하면서도 만두처럼 따뜻하게 빚은 가족영화다.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를 담는다.
이른 새벽부터 직접 만두를 빚는가 하면 빈 병 줍기에 몰두하는 짠돌이 함무옥은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의 만두 맛집을 운영한다. 빌딩 숲 한옥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는 그는 알고 보면 서울에 빌딩을 몇 채나 가지고 있는 '건물주'다.
자수성가해 남부러울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함무옥은 사실 외아들 함문석의 출가로 가문의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해 매일을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다.
(빌딩 숲 사이 고집스럽게 한옥 가게를 유지하고 있는 함무옥은 아들에게 유일하게 요구하는 것도 조상님들의 제사일 정도로 대를 중요시한다.)
잘 들리지 않는 귀 때문인지, 불같은 성격 때문인지 매일 소리지르기 일쑤인 함무옥은 어느 날 "여기가 함문석 씨 집이에요?"라며 손을 잡고 찾아온 남매 민국(김시우), 민선(윤채나)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손주가 심지어 두 명이나 생기자 함무옥은 하늘에 계신 조상님들을 향해 환호성을 내지르며 방방 뛴다.
이때 스타 스님 함문석은 라디오에 출연 중이었고,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함무옥은 라디오에 전화 연결을 시도해 "네 자식들이 찾아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국에 생중계시킨다.
함문석이 함무옥보다 더 놀라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직접 낳은 아이들이 아닌 '정자 기증'으로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태어난 아이들이었기 때문.
'건물주'보다 '손주'인 함무옥은 그동안의 짠돌이 면모는 다 버리고 두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거금을 선뜻 내놓으며 연락없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자랑한다.
그러나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이들이 출생의 비밀이라는 시련을 겪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함문석의 정자 기증에 얽힌 비하인드가 공개돼 충격을 안긴다.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손주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한 함무옥이 핏줄에 대힌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를 가족을 이룬다.
또 이 과정에서 함무옥, 함문석 부자는 마음 속에 쌓여 있던 갈등을 풀면서 '가족愛'에 한 발짝 다가간다.
위기 맞기 전, 그저 손주들과 행복한 때의 함무옥에서는 평소와 다른 푸근한 얼굴로 파격적인 염색까지 감행한 배우 김윤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은근한 코미디가 주는 웃음은 덤.
'아저씨' 원빈을 이어 새로운 삭발신에 도전한 이승기의 대학생 시절부터 스님, 세월이 지난 노인 모습까지의 신선한 비주얼 변신 또한 관람 포인트다.
대(代)로 형성되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닌 새로운 가족 형태의 '대가족', 다소 과한 설정에 잠간 당황할 수는 있지만 '가족'에서 오는 따뜻함에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한편 '대가족'은 11일에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