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도자 레드카펫 예우 처음"…주대만 미국대사격 "양국 파트너십 굳건"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연설에서 "전쟁에 승자는 없다"면서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저녁 하와이 지역 의원 및 하와이 내 대만 커뮤니티 관계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만 방송으로 생중계된 이 연설에서 라이 총통은 영어로 "오늘 우리의 (전쟁) 기념관 방문은 평화를 보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특히 상기시켜준다"면서 "평화는 값을 매길 수 없고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우리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 후반부에서는 영어 대신 대만 일상언어인 민남어로 "대만의 민주주의는 국제 사회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도 이날 라이 총통의 방문으로 양국의 굳건한 파트너십이 재확인됐다며 그를 환영했다.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의 로라 로젠버거 회장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라이 총통이 이번 하와이 방문에서 미국 및 지역 지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기회를 얻었다면서 "이것이 미국과 대만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한층 더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한 라이 총통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최고 예우의 환영 인사를 받았다.
라이 총통 측에 따르면 역대 대만 지도자가 미국에서 레드카펫 예우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 총통은 하와이의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피해자를 기리는 USS 애리조나 기념관을 방문해 헌화를 했다.
라이 총통의 이번 하와이 방문은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7일 간의 해외 순방 일정 중에 이뤄졌다.
그는 이번 하와이 방문 이후 마셜제도와 투발루를 거쳐 다시 경유지인 미국령 괌에서 하루를 보내고 팔라우로 이동할 계획이다.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편 대만을 두고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며 미국과 대만의 외교 활동에 반대해온 중국 외교부는 이튿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 라이 총통의 하와이 방문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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