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고장 후 선제적 보수공사…현대화사업도 검토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그간 아이들이 놀만한 놀이시설이 없었는데 기대되네요."
26일 오전 네 살배기 딸과 함께 전주동물원 내 놀이시설인 드림랜드를 찾은 김영권(35)씨는 발맘발맘하며 살짝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1978년 문을 연 전주동물원은 경기도 이남에서는 규모(18만7천㎡)가 가장 크며 코끼리를 비롯한 포유류·조류·파충류·어류 등 총 4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놀이시설은 동물원 안에 있다.
시설물 보수공사를 마치고 1년3개월여 만에 다시 문을 연 이날 오전부터 놀이시설 개장을 기다리던 관람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에 방문해 놀이시설 주변을 맴돌며 문열기 만을 기다리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드림랜드는 2022년 놀이기구 고장이 발생한 이후 사고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시설물 보수공사를 해왔다.
이곳에서는 2022년 10월 바이킹 모터 고장으로 이용객이 10분가량 기구 안에 갇히고, 같은 해 11월에는 시설물이 끊어지면서 어린이가 다치는 일이 있었다.
이후 보수공사를 마치고 안전성 검사 결과 전 기종 '적합' 판정을 받자 다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손자 손을 잡고 드림랜드를 찾은 최영희(65·여)씨는 "안전하게 고쳤다니까, 알아서 꼼꼼하게 잘했을 거라고 믿고 왔다"고 말했다.
시는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자 기술자 9명을 투입해 기초부 기둥 및 주요 구조물에 대한 초음파 등 비파괴검사를 했고, 기계·전기구조물 등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진단을 했다.
이 결과 주요 놀이기구의 유압·공조 장치, 안전장치 등 총 10기종 109건에 대한 개선 요구가 포함된 결과보고서를 받아 보수공사에 착수했다.
놀이기구 도색을 모두 마쳤고, 내부 베어링 등도 교체했다.
하지만 바닥 곳곳의 움푹 팬 데를 메꾼 시멘트는 아직 마르지 않았고, 일부 기구는 워낙 오래된 탓에 도색을 했어도 조악해 보여 관람객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드림랜드 관계자는 "지난주 내내 비가 내려 시멘트가 마르지 않았다"며 "며칠 해가 뜨면 잘 마를테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보수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조기 개장하는 것보다는 이용객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철저한 점검과 완벽한 보수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 중단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양해를 구한다"면서 "시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안전에 중심을 두고 더욱 안전한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개장과 동시에 청룡열차와 바이킹 등 놀이기구에 탑승한 아이들의 환호와 웃음소리가 나무 우듬지 사이로 새어나왔고, 함께 탄 보호자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흐뭇한 표정이었다. 1980년 첫선을 보인 드림랜드는 1992년 민간투자 방식으로 기존 시설을 철거한 후 10종의 놀이시설을 다시 설치해 운영됐다.
전주시는 2002년 시설을 기부채납 받아 민간업체에 임대해 위탁 운영해 왔다. 현재 놀이기구 13종 가운데 10종이 30년이 넘어 유지 보수를 통해서만 운영되고 있다.
전주시는 이번 재개장과 별개로 노후화한 드림랜드를 인근으로 확장 이전해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구축하는 '드림랜드 현대화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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