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왕, 17∼19세기 노예제 첫 공식사과
연합뉴스
입력 2023-07-02 02:46:09 수정 2023-07-02 02:46:09
총리 첫 사죄 이어 7개월만…"인도주의 반하는 범죄"


연설하는 네덜란드 국왕(암스테르담 EPA=연합뉴스)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일(현지시간) 노예제 폐지 15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photo@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7∼19세기 자행된 노예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1일(현지시간) 현지에 생중계된 노예제 폐지 15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노예 거래와 노예제도는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왕은 또 "오라녜 왕가(House of Orange)의 군주와 통치자들은 그것에 반대하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서 "오늘날 나는 (당시의) 명백한 행동 부족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오라녜 왕가는 현재의 네덜란드 왕가를 지칭한다. 이번 사과는 과거 250년간의 경제·문화적 '황금시대'를 누릴 당시 아프리카와 아시아 출신자 60만 명을 노예로 착취한 데 대한 것이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이 노예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정부 차원에서 첫 사죄한 이후 7개월 만이기도 하다.

당시 뤼터 총리의 사과 역시 과거사 청산을 위한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됐지만, 노예제 피해자 후손들은 국왕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날 연설은 뤼터 총리를 비롯한 다수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노예제 피해 관련 단체들은 이날 국왕의 공식사과가 과거사 해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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