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있다. 이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누가 할 것이냐는 문제를 두고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시행령을 만들 TF 조직에는 문화체육관광부 , 게임물관리위원회 , 한국게임산업협회, 모바일게임협회가 참여하며 시행령 과제 책임자로는 순천향대 김상태 교수가 임명됐다. 이를 두고 이상헌 의원은 "이용자 위한 법안인데 정작 이용자 대변할 전문가 빠져 있다"고 했고, 게임학회는 "시행령 준비 TF에 경악한다"며 TF 전면 재구성을 촉구했다.
지난 2월 27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골자로 한 게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시행령 제정에 착수했고, 학계 · 업계 전문가로 ‘ 확률정보공개 TF’를 구성하여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TF에 게임 이용자 관련 단체가 없었다. 이를 두고 이상헌 의원은 20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보균 장관에게 “문화체육관광부가 구성한 ‘확률정보공개 TF’에 게이머를 대변할 전문가가 빠져 있다 ”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
이상헌 의원은 이 질의에서 “TF 에 업계측 인사들로만 구성되어선 안된다. 특히 법안의 취지 자체를 부정해온 곳이 TF에 포함되는 것은 있어선 안될 일이다. 이는 마치 용의자의 판결을 용의자에게 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
이어 이상헌 의원은 “시행령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애써 통과된 법안의 취지가 훼손된다. 이용자측 의견도 적극 수렴해야 한다”며 TF에 이용자 의견을 대변할 전문가를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에 박보균 장관은 “이용자 보호와 산업 진흥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게임 학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학회는 21일 시행령 TF에 문체부, 게임물관리위원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모바일게임협회가 참여하는 것을 두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표현했다. 바로 한국게임산업협회 때문이다.
학회는 "법안을 반대했던 세력은 여전히 게임 광고내 확률 정보 표기의 어려움이나 해외 게임과의 역차별 논란, 법안의 실효성 등등 기존에 반대했던 논리를 그대로 또는 변형하여 다시 공격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세는 시행령을 자신의 의도대로 무력화시키려는 의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표적인 기관이 한국게임산업협회이다. 백보 양보하여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들어가려면 과거의 이러한 자신의 행적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여전히 과거의 행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반성도 없다."면서 협회가 TF에 포함되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 "과연 문체부는, 특히 박보균 장관은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는 TF 구성의 편향을 지적하는 민주당 이상헌 의원의 질문에 ‘이용자 보호와 산업 진흥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상식적인 답변을 하였다. 우리는 문체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게임이 누락된 사태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는 박보균 장관의 게임에 대한 무관심과 비전문성, 바로 이 연장선에 있다."면서 문체부를 향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학회가 주장하는 것을 요약하자면, 게임산업협회는 이번 TF에서 배제시켜야 하고, 철저하게 학계와 정부의 전문가로 구성되어야 하며, 게임법 개정안을 일관되게 추진, 지지해 온 학계와 중립적인 정부기관 전문가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상헌 의원 역시 게임산업협회가 빠질 것과 이용자 단체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과연 게임법 시행령 TF에서 게임산업협회가 빠지고, 이용자 단체가 포함된 신규 FT가 다시 구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