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내부 게시판에 잇따라 업무과중 호소…노조 "위기 신호"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예산 확보와 신규사업 발굴 등 과중한 업무부담을 호소하는 공직 사회 목소리가 광주 기초자치단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4일 광주 광산구와 서구에 따르면 전날 내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이 이날 현재 1천여 건씩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넌 탈북, 난 탈광', '북구만의 문제일까? 과연 서구는'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작성자와 공통의 고민거리를 던지는 내용이다.
앞서 북구에서는 '형편없는 급여, 열악한 사무환경, 끊임없는 신규사업 발굴'이라는 제목으로 공직사회 고충을 드러냈다.
해당 게시물은 매해 새로운 시책 발굴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직원 간 불화 및 건강 악화로 이어진 후유증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재정자립도 20% 안팎인 자치구에서 민선 단체장의 정책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공무원이 각종 공모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됐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북구·광산구·서구에서 잇달아 표출된 조합원의 목소리는 단순히 업무량이 많다는 불만이 아니다"라며 "공무원들의 '번아웃'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위기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 4년짜리 민선 시대에는 얼굴을 많이 비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수천만원 예산이라도 중앙정부나 광역단체에서 가져와야 하는 공무원의 피와 땀이 그 과정에서 녹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구청 한두 곳만의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시청까지 포함한 광주본부 차원에서 조합원 여론조사를 거쳐 문제를 진단하고 대응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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