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선임, 잇단 투명성 강화 요구에 결국 처음부터 다시(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3-02-09 18:21:12 수정 2023-02-09 18:21:12
후보 모집과정·심사 방식 등 비공개 지적에 '공개경쟁'으로


KAIST 찾은 구현모 KT 대표이사(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29일 오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제1회 양자 기술 최고위 전략대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29 coo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김영신 기자 = KT[030200] 이사회가 9일 이미 확정됐던 구현모 차기 대표 후보 추천안을 없던 일로 하고, 원점에서 후보를 다시 모집해 공개 경쟁시키기로 한 것은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이해 관계자와 정치권 등의 잇따른 비판과 개선 요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강력한 공개 비판과 반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13%(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7일 기준)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KT 이사회가 지난해 12월 구현모 현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하기로 하자 강력히 반발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당시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자 업계에선 구 대표와 국민연금의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구 대표 우호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 소액 주주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등에 관심이 쏠렸다.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기업 대표 선임 등에 반대한 사례들은 있었지만, 소유분산 기업의 대표 연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KT 사례가 처음이다.

여기에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하면서 KT 대표 선임 절차를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려는 자율 지침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토론회에서 "소유가 분산돼서 지배 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발언 이후 대표적인 소유 분산 기업 중 하나인 KT도 주목을 받았다.

앞서 연임 도전을 선언한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해 12월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차기 대표로 적격 평가를 받았지만, 단독 후보로 추천받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인사 14명과 사내 후보자 13명을 후보로 선정했고,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들 27명의 후보를 심사해 같은 달 28일 주주총회에 추천할 차기 대표 후보로 구 대표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당시 심사위는 구 대표에 대해 "5차례의 연임 적격 심사와 7차례의 경쟁 심사 과정을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T 측은 대표 후보 결정 과정에서 나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했다고 자부했지만, 경쟁 후보들의 면면이나 심사 방식 등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경쟁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모집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헤드헌터 추천 등을 통해 후보자를 받아 투명성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런 부분들에 대해 최대 주주 국민연금 등이 비판적 시각을 거두지 않으면서 결국 KT 이사회는 한 달여 만에 이전 결정을 뒤집어야 했다.

한편, 이날 KT 이사회가 구현모 차기 대표 추천안을 없던 일로 하고 후보를 다시 모집하기로 한 데 대해 국민연금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국민연금 측은 "소유분산 기업의 CEO 선임 절차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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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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