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살아온 격자무늬 감옥에서 벗어나"…국제갤러리 홍승혜展
연합뉴스
입력 2023-02-09 17:32:22 수정 2023-02-09 17:32:22


홍승혜 개인전 전시 전경[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이번 전시는 (격자무늬 감옥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픽셀 기반의 격자무늬 작업을 해온 작가 홍승혜(64)가 사각형의 틀에서 벗어난 신작들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1·3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시 개막일인 9일 기자들을 만난 작가는 그간 자신의 작업을 '격자무늬의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포토샵을 이용한 그리드(격자) 속에 산 지 25년이 됐더라고요. '격자무늬의 감옥'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감옥이 주는 편안함이 있죠. 제가 자초한 감옥이었거든요. 그 속에서 편안하게 안정감을 느끼고 살아왔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 말고도 내가 하고 싶었던게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홍승혜 작가(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홍승혜 작가가 작품 '모던 타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2.9. zitrone@yna.co.kr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찾기 위해 과거 작업을 돌아봤다.

"돌아보니 물감으로 그리던 시절도 있었고 색채도 다양했죠. 형태도 풀과 꽃 같은 것들이 있었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런 것들이 그리워지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새롭게 배웠죠. 이번 전시는 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여러 형상으로 꾸몄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사용법을 배우며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 연습해 나갔다.

1관 전시장에서는 연습의 과정이 전시됐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여러 툴을 이용해 사각형에서 벗어나 다각형(폴리곤)과 꽃, 별 모양 등을 그려보고 선의 굵기도 바꿔봤다. 기존 작업에 그림자를 넣어보기도 하고 새로 시도한 평면 이미지들을 선반이나 테이블 등 가구로도 쓰일 수 있는 입체로 만들고 다양한 색을 입혔다.

3관 전시장은 픽셀로 만든 사람 모양의 조형물이 무지개색 꽃잎 사이에서 춤을 추는 콘셉트의 '무도회장'으로 꾸며졌다. 작가가 제작한 사운드를 배경으로 서치라이트가 전시장 곳곳을 비춘다. 자연광이 들지 않는 시간대 조명의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갤러리는 전시 기간 매주 수요일마다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전시는 3월 19일까지.

전시 전경[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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