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댄스팀 '므리야'를 아십니까…"우린 다시 날아오를 것"
연합뉴스
입력 2022-07-06 10:35:38 수정 2022-07-06 10:35:38
부산·전북서 공연…팀원들 "비행기 므리야는 파괴됐지만, 우리 꿈은 끝나지 않아"
유럽 무대서도 공연 계획…"고국 평화 위해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겠다"


공연하는 우크라이나 댄스팀 '므리야'[IYF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금 저희는 한국에서 많이 웃고 있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전쟁 중인 조국에 대한 고통이 있어요. 우리는 조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죠. 비행기 므리야는 파괴됐지만, 우리 꿈은 끝나지 않았습니다."(파블로·25)

"72년 전 한국에서도 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모든 것이 멋있고 훌륭해서 아주 놀랐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쟁 중이며 사람들이 나라를 떠나고 있죠. 전쟁이 끝나면 우리도 한국처럼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글렙·19)

전쟁의 아픔을 이기고 꿈을 찾아 한국으로 날아와 공연을 펼치는 우크라이나 댄스팀 '므리야'(Mriva)의 팀원인 파블로와 글렙은 6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이 같은 꿈과 희망의 언어들을 쏟아냈다.

같은 팀원 율리아나(16)는 "전쟁이 나면서 이웃 나라 헝가리로 갔고, 그곳에서 므리야 프로젝트를 알고 댄스팀에 입단했다"며 "춤을 추면서 전쟁이 끝났으면 하고 소망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뜻하는 므리야는 이 나라가 보유했던 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 수송기의 이름이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지난 2월 키이우 근처 비행장에서 러시아에 의해 파괴됐다.

'다시 날자'라는 주제의 우크라이나 댄스팀 공연의 마지막 장면[IYF 제공]

므리야 댄스팀은 지난 4월 37명의 우크라이나 청년이 모여 만들었다. 독일과 헝가리 등 인근 나라로 피란한 청년들이다. 전쟁으로 꿈을 잃어가는 우크라이나 청년들에게 꿈을 되찾아주겠다며 독일 비영리단체 '이히할테디히'가 팀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줬다.

댄스팀은 처음부터 목표를 정했다. 6월 30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열리는 '세계 문화 댄스 페스티벌'에 참가해 우승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여권 발급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지난달 27일 방한했고,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다시 날자'(Fly Again)라는 주제의 댄스를 선보였다.

단원 아냐(25)는 "우리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붉은색 구두를 신은 여성과 검은색 장화를 신은 남성 댄서가 우크라이나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며 "평화로운 고국의 모습에서 시작해 사이렌 소리와 함께 멈춰선 시간과 아픔, 그리고 평화를 되찾은 고국의 모습을 6분간 춤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8m가 넘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치며 공연이 마무리되자 관객은 기립박수로, 심사위원들은 대상을 안기면서 그간의 노고에 화답했다.

'세계 문화 댄스 체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우크라이나 댄스팀 '므리야'[IYF 제공]

므리야는 우승팀 자격으로 지난 3일 무대를 부산으로 옮겨 공연을 펼쳤다.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연합(IYF) 월드캠프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쳤다.

IYF 관계자는 "개막식 참가자 3천500여 명을 비롯해 부산 시민 등 1만 6천여 명이 므리야 댄스팀에 환호했다"고 전했다.

이 댄스팀은 IYF 유럽 지부가 중심이 돼 결성한 난민지원단체의 도움을 받아 한국 공연 길에 나설 수 있었다.

이들은 방한을 위해 여러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우선 여권 발급이 문제였다. 독일의 우크라이나 영사관에서는 전쟁 이후로 더는 여권을 발급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받기 위해 전쟁 중인 키이우로 돌아가는 일도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현지 문화부의 허가를 받아 다시 국경을 넘었다. 국경 수비대도 므리야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는 "꼭 한국에 가서 우크라이나를 알려달라"며 통과시켜줬다고 한다.

비행깃값 5만 유로(약 6천740만원)를 마련하는 일도 댄스팀에겐 부담이었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비행기 푯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댄스팀 '므리야'는 춤을 통해 조국의 평화를 기원한다[IYF 제공]

댄스팀은 지난 5월 말부터 거리 행사를 통해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독일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지지와 우크라이나 영사관의 후원, IYF와 '이히할테디히'의 도움으로 경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부산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을 돌아본 댄스팀은 "고국의 평화를 위해 좌절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이들은 다시 독일로 날아간다. 유럽 곳곳을 돌며 공연을 펼치고 조국의 현실을 알릴 예정이다.

바다를 처음 봤다는 나쟈(17)는 "우크라이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부산 시장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신기하고 낯설었지만 좋았다"며 "오랫동안 한국을 기억할 것 같다"고 했다.

댄스팀은 8일 서울로 이동한 뒤 다음날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IYF 월드캠프' 폐막식에 참가해 공연할 예정이다.

오는 23일까지 국내에서 우크라이나 후원 공연을 열고 한국 문화체험도 한다.

이후 24일부터는 유럽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광장, 베를린 포츠담 광장,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기념 순회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부산 국제시장을 돌아보고 기념 촬영한 우크라이나 댄스팀 '므리야' 단원들 [IYF 제공]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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