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각…'파티게이트' 위기 탈출 가능할까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파티 게이트'로 위기에 놓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야당 대표를 엉터리로 공격했다가 "트럼프 같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존슨 총리는 최근 의회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검찰총장 시절 아동 성범죄자인 BBC 유명 진행자 지미 새빌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가디언과 AFP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머 대표는 당시 이 사안에 관여하지 않았으나, 검찰청을 대신해서 사과를 했다.
노동당뿐 아니라 여당인 보수당에서도 존슨 총리가 극우주의자들의 음모론을가져왔다며 무분별한 공격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존슨 총리의 오랜 측근이던 무니라 미르자 총리실 정책 실장은 스타머 대표 공격이 부적절했다고 직언을 날리고 사표를 냈다.
존슨 총리는 이후 스타머 대표가 새빌 사건에 직접적인 역할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과나 발언 철회를 거부했다.
이번 사건은 묻히는 듯했으나 7일 의회 밖에서 스타머 대표가 시위대에 봉변을 당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시위대 중 한 명은 스타머 대표에게 "소아성애자를 보호했다"고 외쳤다.
이날 결국 경찰이 개입해서 스타머 대표를 경찰차로 대피시키고 2명을 체포했다.
존슨 총리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여온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의원은 트위터에 "총리, 제발 사죄하시오"라며 "이런 트럼프 스타일의 정치가 표준이 되지 않게 하자. 이보단 잘 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존슨 총리 불신임 서한을 보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보수당 의원 13명에 포함된다.
녹색당 캐럴라인 루카스 의원도 8일 존슨 총리의 공격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하고, 트럼프 같은 전략을 그만두라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트위터에 시위대가 스타머 대표를 공격한 일은 "매우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
총리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스타머 대표에게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린제이 호일 하원 의장은 의원들에게 "말에는 결과가 따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존슨 총리의 주장은 부적절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파티게이트' 위기 탈출을 꾀하며 소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제이컵 리스모그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를 브렉시트 담당 부장관으로 임명했다. 마크 스펜서 보수당 수석 원내총무는 원내대표 자리를 맡는다.
누스 가니 보수당 의원은 최근 스펜서 신임 원내대표가 원내총무 시절 자신에게 무슬림 신앙 때문에 교통 차관에서 교체됐다고 말했다고 폭로했으나 스펜서 대표는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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