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해협 참사 후 존슨-마크롱 통화…뒤에선 날선 책임공방
연합뉴스
입력 2021-11-25 22:16:08 수정 2021-11-25 22:16:08
보트로 프랑스서 영국 가려던 이주민 27명 사망…어린이·임신 여성도 포함
"프랑스 대응 충분치 않다" vs. "정치적 이용 말라"


프랑스 해변에서 고무보트에 타는 이주민들[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불해협을 건너던 이주민 27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진 뒤 영국과 프랑스가 겉으로는 공동대응을 다짐했지만 갈등 골은 더 파이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FP·BBC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전화 통화를 하고 밀입국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책임 공방이 벌써 시작되고 있어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경색된 양국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발 직후 보트 바람 빠져…임신 여성·어린이도 사망

전날 영불해협을 지나 영국으로 향하는 난민들을 태운 공기주입식 보트가 바람이 빠져 가라앉으면서 프랑스 북부 해안가에서 27명이 사망했다.

사고는 칼레 항구를 떠난 직후에 났고, 사망자는 남성 17명, 여성 7명, 미성년자 3명이며 임신한 여성도 있다. 생존자는 소말리아와 이라크 출신 2명이다.

영불해협이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출신 이주민들의 주요 영국 밀입국 경로가 된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트 구입자를 포함해 용의자 5명을 체포했다.

참사가 발생했지만 이날도 난민보트는 계속 영불해협을 건넜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영국-프랑스 정상 통화…양국 긴장 고조될 듯

영국과 프랑스 모두 비상이 걸렸다.

존슨 총리는 전날 긴급안보회의(코브라 미팅)를 주재했고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25일 비상 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이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존슨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전화 통화를 했다.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이 공동대응 강화의 시급성과 밀입국 조직의 사업모델을 해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전날 긴급안보회의 참석 후 영국 언론에 난민 보트를 막으려는 프랑스의 노력이 충분치 않았다고 프랑스에 책임을 돌렸다.

그런가 하면 그는 "일이 제대로 되도록 파트너들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며 특히 프랑스를 지목하고는 합동순찰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해변 순찰하는 경찰[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자 하루가 지나 프랑스 대통령궁은 발끈해 짧은 발표문을 냈다.

발표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존슨 총리에게 영국은 공동 책임이 있으며, 영국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이 상황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FP도 양측이 상대방 책임이라고 지목하는 것을 보면 이번 사건이 자동적으로 협력 촉매제가 될 것 같진 않다고 평가했다.

영불해협 난민 문제는 어업권 다툼과 함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양국 관계 경색의 주요 사유다.

AP는 양측의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측은 프랑스 해안 합동 순찰 제안을 프랑스가 거부한 점을 비판했고, 프랑스 측은 영국의 난민 정책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일단 영불해협을 건너기만 하면 영국에 남아서 일하기가 너무 쉽다는 것이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은 난민들이 프랑스 북부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프랑스 경찰차가 그저 지켜보는 듯한 사진을 전면에 실었다.

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올해 들어 마피아 조직 같은 밀입국 브로커 1천500명을 체포한 점을 들며 프랑스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르마냉 장관은 이주민들이 영국 노동시장에 끌린다고 지적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이날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과 대화할 예정이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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