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홍석천 "커밍아웃 21년, 소수자 인권 아직 후진적" (스페셜 라이어)[엑's 현장]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1-03-10 18:50:00 수정 2021-03-10 19:28:5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홍석천이 ‘스페셜 라이어’에서 동성애자 바비 프랭클린 역할을 맡은 소회를 털어놓았다.

연극 '스페셜 라이어'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연극 ‘라이어’는 레이 쿠니(Ray Cooney)의 희곡 ‘Run for Your Wife’를 번역 각색한 작품이다. 하나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걸려드는 캐릭터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1998년 초연했으며 올해 24주년을 맞았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합쳐 세계에서 3번째로 가장 오랫동안 공연했다. 아시아 최초 오픈런 공연이자 대학로 오픈런 공연의 시초로 42000회 아시아 최다 공연, 국내 누적 관객수 630만명 타이틀을 지녔다. 2017년 한국 초연 20주년 기념으로 ‘스페셜 라이어’가 공연돼 인기를 끌었다. 

정태우, 정겨운, 테이, 서현철, 김민교, 김인권, 오세미, 신소율, 배우희, 나르샤, 이주연, 박정화, 이한위, 김원식, 이도국, 이동수, 홍석천, 오대환, 조찬형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그중 홍석천은 바비 프랭클린 역할을 맡았다. ‘라이어’ 이야기의 열쇠이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 이상한 듯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오대환, 조찬형, 홍석천이 캐스팅됐다.

10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극 중 주인공 존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친구 스탠리와 동성 커플인 척 거짓말을 하며 뽀뽀까지 한다. 홍석천은 "다음 공연에는 스탠리를 노려보도록 하겠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석천은 "24세 때쯤 '라이어'의 전신 첫 공연을 선배님들과 했다. 나이가 51세가 넘었는데 같은 역할을 하게 해준 연출부에게 감사하다. '방송하는 연기자들이 연극 무대에서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하실 수 있는데 워낙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다. 호흡이 잘 맞고 즐거웠다. 앞으로 끝날 때까지 많이 와줬으면 한다"라며 자신했다.

그는 "바비 역할이 게이 역할이다. 처음에 이 역할을 받을 때는 커밍아웃 전이어서 할까 말까 고민했다. 너무 자연스럽게 하면 의심 받을까봐 안 하려다가 했다. 이 작품을 하고 나니 '남자셋 여자셋'까지 이어졌다. 커밍아웃한 뒤에는 더 못하겠더라. 혹시 잘 못하면 욕 먹을까봐 그랬다. 일반 분들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성애자 관객들이 봤을 때 '왜 우리 모습을 저렇게 그리지'라며 오해를 할까봐 주저했다. '라이어' 자체가 밝고 재밌고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주는 연극이어서 웃음 포인트에 방점을 두면 어떨까 해서 연기를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맡은 바비 프랭클린은 동성애자로 나온다. 코믹하게 나오는 터라 성 소수자를 희화화한다는 비판의 시선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석천은 "'라이어'의 배경이 80년대로 알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유럽이나 서구사회에서 성소수자 문제가 지금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조금 폐쇄적이고 보수적이고 차별이 강조되는 사회였다. 바비 캐릭터 같은 친구들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사회가 바뀌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바비 캐릭터도 그렇고 '라이어'에서 전체적으로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듯한 대사, 말투, 표정이 나온다. 나도 개인적으로 하면서 불편하기도 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내가 커밍아웃한 지 21년이 됐다.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안 돼 있는 것 같다. 많이 발전했고 세계 몇 위 국가라고는 하지만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아직 후진적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다행인 건 20년 전 커밍아웃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커밍아웃을 개의치 않는 친구들이 있더라. 그런 게 쌓이다 보면 '라이어'에서 보이는 소수자의 문제들도 앞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그는 "연극은 연극이니 재밌게 봐주면 어떨까 말해본다. 이걸 바꾸면 그 맛이 안 날 거다. 연기하는 사람이나 작가의 의도가 있으니 그 의도에 맞게 연극을 봐줬으면 하는 넓은 바람을 가져 본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겨운, 정태우, 테이는 공연의 흐름을 쥐고 있는 인물이자, 첫 거짓말의 발화점인 존 스미스 역을 맡았다. 존 스미스의 엉뚱한 백수 친구이자, 존 스미스의 거짓말을 함께 감싸주다 자신이 덫에 걸려버리는 의리남 스탠리 가드너 역에는 김민교, 김인권, 서현철이 캐스팅됐다.

달샤벳 출신 배우희, 오세미, 신소율은 윔블던에서 살고 있는 존 스미스의 부인, 차분하고 다정다감하지만 약 올리는 스탠리 앞에서는 헐크로 변하는 다중인격의 소유자 메리 스미스로 분했다.

나르샤, EXID 출신 배우 박정화, 이주연은 스트리트햄에 살고 있는 존 스미스의 또 다른 부인이자 메리 스미스와는 반대의 이미지로, 커리어우먼의 당당한 매력이 돋보이는 바바라를 연기한다.

김원식, 이한위는 언뜻 보면 차분한 노신사 같으나 엉뚱한 캐릭터로 그의 배려심 덕분에 존 스미스와 스탠리 가드너를 궁지로 몰아넣는 포터 하우스로 변신했다. 존 스미스와 스탠리 가드너의 거짓말을 가장 먼저 눈치챈 카리스마 형사 트로우튼 역에는 이도국, 이동수, 박성현, 합류했다.

4월 25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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