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너무 외로웠던 걸까…얼굴도 모르는 연인에 돈과 마음 빼앗겨
연합뉴스
입력 2021-02-24 08:00:04 수정 2021-02-24 08:00:04






(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미주를 포함한 각국에 이전에 볼 수 없던 규모의 정신보건 위기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8월 세계보건기구 미주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화상 회견에서 이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심리적 불안정을 겪는 사람들이 증가한 가운데 최근 이를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팬데믹 시국에 대면 연애 기회가 줄자 미국에서는 데이팅 앱 이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틴더 등 대형 데이팅 앱 8개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년 전보다 12.6% 늘어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죠.

문제는 온라인을 통한 남녀 교제가 늘면서 '로맨스 스캠' 피해가 함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연애를 뜻하는 영어 단어 '로맨스'와 신용 사기라는 뜻의 '스캠'의 합성어인 로맨스 스캠.

로맨스 스캠은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 친분을 쌓아 믿음을 갖게 한 뒤 연애 등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금융사기입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로맨스 스캠 신고 접수가 2019년보다 31% 늘어난 약 3만2천800건에 달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신고한 피해 금액은 3억400만달러(약 3천356억원)로 이는 2019년 대비 51% 늘어난 규모입니다.

변종 바이러스까지 발생하며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하는 영국에서도 로맨스 스캠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영국 BBC는 지난해 로맨스 스캠으로 인한 은행 송금 건수가 2019년 대비 20%가량 증가했으며 피해액은 6천800만 파운드(약 1천60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죠.

우리나라에서도 로맨스 스캠에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글을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 6월 인천본부세관은 "코로나19로 여행자 민원이 대폭 줄었으나 이와 반대로 세관 통관을 빙자한 금전사기 피해를 본 민원인의 문의가 증가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인천본부세관은 "로맨스 스캠 가해자들이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특정 직업군이나 미모의 이성을 가장하고 친분을 쌓은 후 돈을 가로챈다"고 말했죠.

이어 연애 감정을 유발한 후 생활비 등의 송금을 요구하거나 본인이 보낸 선물의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통관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코로나 시국의 로맨스 스캠은 "코로나19에 걸려 만날 수 없다", "병원비가 필요하다" 등 핑곗거리가 추가된 것이 특징입니다.

로맨스 스캠에 걸려들면 금전적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자신도 모르는 새 범죄 조직 등 계좌에 돈을 보내 범죄에 연루될 위험도 있습니다.

미 FTC는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로맨스 스캠 징후를 소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섣부르게 호감을 표현하고, 자신이 외국에 있거나 군대에서 복무 중이라고 소개합니다.

또한 금전을 요구하면서 데이팅 앱이 아니라 모바일 메신저,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화의 장을 옮겨 갑니다.

FTC는 이런 경우 상대방 의견에 섣불리 따르지 말고 실제 만난 적 없는 연인에게 절대 돈이나 선물을 보내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로 타인과 교류와 공감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아무리 외롭다고 하더라도 정체 모를 친구나 연인의 달콤한 말에 혹해 로맨스 스캠 피해를 보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박성은 기자 김지원 작가 최지항




junep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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