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한국대사관은 "파악된 바 없어"…세계 최초로 국가승인 받은 백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자체 개발해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한국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측 관계자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이날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주제로 한 웨비나에 참석해 이같이 전했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올해 12월에는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인도, 브라질, 한국, 중국, 그리고 다른 1개 국가에서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여러 외국 보건당국과 백신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미 백신 공급 협정을 맺은 멕시코, 브라질, 인도 등에 이어 아르헨티나, 페루 등과도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협정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측이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한국 내 생산 결정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앞서 지난달 중순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 V의 한국 내 생산과 관련한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협상은 한국 대형 제약사들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대표의 스푸트니크 V 백신 한국 내 생산 결정 언급과 관련, 주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 측이 한국 제약사들과 직접 협상을 추진해와 대사관에서 파악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1일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등록)했다.
스푸트니크 V는 그러나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을 건너뛴 채 1, 2상 뒤 곧바로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측은 이후 권위 있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1·2상 결과를 게재하면서 "올해 6∼7월 시행한 두 차례의 임상시험을 통해 참여자 전원에게서 항체가 형성되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자국 의료진·교사 등의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동시에, 모스크바 시민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이달 14일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두번째 코로나19 백신 '에피박코로나'도 공식 승인했다.
이밖에 현지 과학아카데미 산하 '추마코프 면역생물약품센터'가 개발 중인 또다른 코로나19 백신이 이날 2상에 들어갔으며, 12월 초에 시험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아이라트 이슈무하메토프 센터 소장이 밝혔다.
그는 2상 종료 후 보건부에 등록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으면 3천명을 대상으로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추마코프 센터 백신은 10월 초부터 15명을 대상으로 1상 시험이 진행됐고, 이날 시작된 2상에는 285명의 자원자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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