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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천만 못넘게" 이민자 겨냥 스위스 국민투표 부결전망(종합)

연합뉴스입력
우파 포퓰리즘 정당 발의안에 찬성 45%로 과반 미달 추정 정부·재계, 경제 성장·EU 관계 차질 우려하며 부결 독려
14일 스위스 아펜젤의 한 건물 앞에 서 있는 '인구 상한 1천만명' 국민투표 홍보물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국가 인구를 1천만명으로 제한할 것인지를 놓고 찬반을 물은 스위스 국민투표가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스위스 공영 SRF 방송은 14일(현지시간) 해당 국민투표가 종료된 뒤 발표한 추정치에서 찬성 45%, 반대 55%로 추산하며 부결을 전망했다.

2050년까지 국가 전체 인구를 1천만명이 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 발의안에 대한 스위스 시민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는 이날 정오를 기해 우편 투표와 현장 투표가 마감됐다.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은 외부 유입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국가 기간 시설에 과부하가 걸리고, 주택 임대료가 급등하고, 국가 정체성 훼손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지속가능 계획'으로 명명된 해당 발의안을 주도했다. 스위스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보유한 정당인 SVP는 오랫동안 이민 문제를 쟁점화해왔다.

발의안이 통과되면 스위스 정부는 2050년까지 인구를 1천만명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약 그 이전에 인구가 950만명에 도달하면 정부는 난민 수용, 가족 초청 이민, 거주 허가증 발급 등을 제한해야 하며, 양측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유럽연합(EU)과의 협정을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

스위스 정부와 경제계는 이번 발의안이 "자해적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국민투표 부결을 독려해 왔다.

정부와 경제계는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이민 증가 덕분에 의료와 보건, 금융, 제약, 기술 등 산업 전반에 필요한 노동력과 전문 인력을 충당해 왔다고 지적했다.

국민투표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발의안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와 재계는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발의안이 통과되면 스위스의 최대 교역 상대인 EU와의 관계 약화가 불가피하고, 유럽 단일 시장 접근에도 차질이 빚어져 국익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정부와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인구 1천만명 제한' 스위스 국민투표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이번 투표를 스위스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라고 불러 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와 EU가 2002년 상호 거주·취업에 대한 제한을 완화한 이래 스위스 인구는 23% 증가해 작년 말 기준 910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도 24% 성장해 경제 규모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로이터는 현재 스위스 인구 중 외국인이 약 28%를 차지한다며 현재와 같은 이민 추세가 이어지면 스위스 인구는 2040년대 초에 1천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짚었다.

AP통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 현재 스위스 인구 중 해외 출생자 비율은 32%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룩셈부르크, 호주에 이어 3번째로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럽 대부분의 국가로 향하는 이주민들은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 등 빈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인 반면 스위스로 유입되는 이주민들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EU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위스 유권자들은 지난 50년 동안 이민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국민투표에 부쳐 왔는데, 이 가운데 2014년 실시된 '대규모 이민 반대' 국민투표만이 근소한 차이로 통과된 바 있다.

스위스는 현대 사회에서는 드물게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운용하는 국가로, 유권자들은 통상 연 4차례 실시되는 국민투표를 통해 주요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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