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된 홍기표씨 "백인·한인사회서 소외감…깊은 상처"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주민 대부분이 백인이었던 곳에서 한인 입양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무척 외롭고 힘들었어요. 백인 사회에서도, 한인 사회에서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소외감은 깊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미국 입양 한인 피터 맨(한국명 홍기표·44) 씨는 13일 국가아동권리보장원 입양정보공개지원부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홍씨는 1981년 12월 19일에 태어났다. 발견 장소와 출생지는 모두 '불명'이며, 당시 탈장으로 인해 수술이 필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친누나와 함께 유기돼 1982년 5월 인천 남구청 산하 해성보육원에서 홀트아동복지회에 인계됐다. 이후 홍씨 남매는 1982년 8월 미국 시애틀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당시 양부모에게는 친아들이 있었다. 그의 가족은 시애틀에 살다가 레드먼드로 이주했다.
홍씨는 현재 워싱턴주에 거주하며 21년째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다.
2007년에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뒀고, 일과 양육, 봉사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홍씨는 "이름과 생일, 출생지, 친생부모를 모른 채 유기 아동으로 살아왔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며 "수십 년 동안 그 사실을 억누르려 노력해 왔으나, 뿌리와 정체성, 삶의 진실을 탐색하려는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들에게 화가 나 있지 않다"며 친생부모에게 인사도 전했다.
홍씨는 "피치 못할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이해하며 용서한다"며 "나는 건강하고 행복하며, 지금의 삶에 감사한다. 언젠가 당신들을 만나 내 시작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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