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살라스' 게임 속 현거래 매물 자동 등록… "이건 막아야지"
게임 안에서 아이템을 팔면 외부 현금거래 사이트에 매물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업계 최초' 서비스가 등장하자,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건 막아야지"라는 반응이 곧장 터져 나왔다. 우려는 여론에 그치지 않았다. 게임 이용자 단체가 위법 소지를 짚으며 관계 당국의 조사를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회장 이철우 변호사)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아이템매니아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살라스가 도입한 '게임 아이템 거래 연동 서비스'에 사행성 조장 우려가 있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 서비스는 라살라스 게임 내 거래 시스템과 아이템매니아 플랫폼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직접 연결한 구조다. 이용자가 게임 안에서 판매 아이템을 등록하면 외부 거래소를 통한 현금 거래로 이어지고, 결제가 끝나면 게임 내 아이템 이전까지 자동 처리된다. 협회는 이를 단순 편의 기능이 아니라 게임사가 외부 현금거래 플랫폼과 게임 내 자산 이전을 시스템으로 묶은 구조로 보고, 사실상 돈 버는 게임(P2E)에 가까운 형태라고 규정했다.
협회가 근거로 꺼낸 것은 2023년 서울행정법원 판결(2021구합65484)이다. 당시 법원은 외부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거래·유통되는 아이템은 환가성과 유통 가능성을 갖춰 재산상 가치를 인정할 수 있고, 이런 아이템은 게임산업법 제28조 3호가 금지한 '경품'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게임 안에서 이런 경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으로, 등급분류 거부나 취소 사유가 된다고도 봤다. 주목할 점은 이 판결에서 승소한 게임위 측 소송대리인이 바로 현 협회장 이철우 변호사였다는 사실이다. 게임위 분과위원을 지낸 그가 직접 이끈 판례를 이번 사안의 잣대로 다시 들고나온 셈이다.
적용 법조를 두고는 시각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환전 알선을 금지한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 위반이 거론되지만, 협회는 아이템 획득에 우연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곧바로 환전 금지 대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제28조 3호의 '경품 제공을 통한 사행성 조장'으로 접근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철우 변호사는 "사행성을 억제해야 할 게임사가 외부 현금거래 플랫폼과 게임 내 아이템 이전을 직접 연결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용자 편의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아이템의 현금 환전을 시스템적으로 알선하는 유사 P2E 구조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를 업계 최초나 혁신으로 포장하는 흐름이 산업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게임위도 이 서비스가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나 제28조 1항 3호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내용수정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점에 대해 지난 9일 사업자에게 시정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살라스는 2023년 11월 유료 재화 기반 이용자 간 거래소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게임이기도 하다. 협회는 앞서 마비노기 모바일의 유료 재화 기반 경매 기능을 두고도 게임위와 문체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바 있어, 외부 현금화와 결합한 게임 내 거래 구조에 일관된 견제 입장을 보여 왔다.
이용자 여론은 차갑게 기운 상태다. 한 번 허용하면 법을 피한 꼼수 게임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우세한 가운데, 이미 상당수 RPG가 현거래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현실론도 일부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