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9.3조↑…1년9개월 만에 최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배영경 기자 =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확대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81조8천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9천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4년 8월(+9조2천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12월(-2조원), 올해 1월(-1조1천억원), 2월(-4천억원) 등으로 월간 감소 폭이 줄었고, 3월(+5천억원), 4월(+2조1천억원)에 이어 5월까지 증가 폭이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40조8천억원으로 3조2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8월(+3조8천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기타대출은 240조2천억원으로 3조7천억원 급증했다. 2021년 4월(+11조8천억원) 이후 5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자금대출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도권 중저가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증가하고 분양 물량 관련 중도금 납부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대출은 개인의 대규모 주식 투자와 가정의달의 계절적 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주택 관련 대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수도권 주택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타대출도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대출이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향후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빚투 위험과 관련,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조정될 경우 반대매매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5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조3천억원 증가해 전월(+3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지난 2024년 8월(+9조7천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로,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한 것은 기타대출로 5조3천억원 늘어나 전월(-2조원)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7월의 7조9천억원 증가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기타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이 전월 9천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3조4천억원 증가로 증가세 전환한 데 영향을 받았다. 증시 활황에 빚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담대는 지난달 4조원 늘어 전월(+5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업권별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9천억원 증가해 전월(+2조1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2조3천억원 늘어나 전월(+1조4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상호금융권은 증가 폭이 축소(+2조1천억→7천억원)됐으나 보험(+9천억원), 여전사(+6천억원), 저축은행(+2천억원)이 모두 전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예금은행의 5월 말 기업 대출 잔액은 1천408조3천억원으로, 4월 말보다 10조6천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생산적 금융 등을 위한 기업 여신 확대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5조4천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도 은행들의 대출 영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한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로 5조2천억원 불었다.
은행 수신(예금)은 48조8천억원 급증했다. 이는 2014년 12월(+52조원)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대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이 일부 대기업의 단기 여유자금 예치 등으로 4월 18조8천억원 감소에서 5월 32조8천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정기예금도 대출 재원 마련과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들의 법인 자금 유치 등으로 15조8천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4월 99조6천억원 늘어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데 이어 5월에도 86조4천억원 증가했다.
주식형펀드가 58조8천억원 늘어 역대 최대였던 전월(+55조7천억원) 증가 폭을 넘어섰다. 기타펀드도 21조원 늘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경신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1조8천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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