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 논란에도 쿠팡에 역대 최대 과징금…원칙 택한 개보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진 뒤로 미국에서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여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인 쿠팡lnc는 올해 3월까지 미 백악관, 행정부, 의회를 상대로 로비하는 데 109만달러(약 16억원)를 썼다.
이미 워싱턴DC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로비업체를 선임하고 있으면서 3개 업체와 추가 계약을 맺었다. 이 중 한 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직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다.
로비 대상은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 대통령비서실, 상·하원, 국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 농무부, 중소기업청 등 정관계를 총망라했다.
업계에서는 쿠팡 로비가 전방위적이고 매우 공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쿠팡은 미국 로비 활동을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했지만, 미, 이 시기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통상분쟁 압박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올해 1월 중순 한국 경찰이 박대준 전 쿠팡 대표와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를 소환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조사하던 미국 하원에서 열린 한 청문회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같은 달 하순 밴스 미 부통령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쿠팡 사태를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쿠팡 미국 내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 대응을 문제 삼아 USTR에 무역법 301조 조사를 청원했다가 USTR이 기존에 벌이고 있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와 중복될 우려가 있다며 철회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압박에도 한국 정부는 원칙에 따라 쿠팡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왔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에게 준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실제로 제대로 조치했는지를 엄격하게 보고 그에 맞는 처분을 내리겠다"며 "통상에 변수가 된다든지 하는 것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쿠팡 로비와 관련해 "쿠팡이 기업의 이익과 자국(미국)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대응을 하고 있다. 여러 로비도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개보위가 쿠팡에 부과한 과징금은 6천246억8천100만원. 이전까지 역대 최고 과징금이었던 SK텔레콤의 1천347억9천100만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쿠팡 사태 발생부터 과징금 부과까지 약 7개월이 걸렸는데 이 점도 개보위가 제재 원칙을 지키는 데 중점을 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보위 관계자는 "유출 규모나 기술적 복잡성이 달라 사안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전담 조직을 구성해 역량을 집중한 만큼 (미국과의 통상분쟁) 압박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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