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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금리·고유가 '3고' 장벽 넘을 대안주는?

연합뉴스입력
반도체 조정 속 순환매 확산…금융·에너지·K소비주 부각 전문가 "전통 방어주 넘어 실적·대외 변수 수혜 대안주"
원/달러 환율 상승·코스피 하락 마감(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82포인트(5.54%) 내린 8,160.59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29.7원)보다 9.4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2026.6.5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코스피가 반도체 쏠림 속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지수가 쉬어가는 날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대안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최근 유가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치솟는 이른바 '3고' 국면을 견딜 종목이 무엇이 될지가 주목받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54% 내린 8,160.5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낙폭(478.82포인트)은 역대 세 번째로 컸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 여파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6.40%, 9.92%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장 초반에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환율과 금리 부담도 커졌다.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49.1원까지 치솟았고, 이후 6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에서는 장중 달러당 1,561.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증시 하락장에서도 금융, 담배, 호텔 및 레저서비스, 필수가정용품 등 일부 업종은 5일 상승세를 보였다. 백화점과 식료품도 코스피보다 낙폭이 작았다.

특히 신한지주[055550](7.39%), 제주은행[006220](6.80%), KB금융[105560](4.51%) 등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대형주가 흔들린 빈자리를 금융과 내수, 일부 방어 성격 업종이 메운 셈이다.

전통적으로 증시 조정기에는 통신과 필수소비재 등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업종이 방어주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중심 주도주가 흔들릴 때마다 3고 변수와 연결되는 업종으로 매기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지난 3월 이후 이달 5일까지 총 65거래일 중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거래일은 24거래일(37%)이었다. 약보합으로 마감한 날도 포함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이 기간 하락일 중 상승 빈도가 높았던 종목으로는 흥아해운[003280], 고려산업[002140], 조비[001550], 극동유화[014530], 남선알미늄[008350] 등 해운·에너지·원자재 관련주가 다수 포함됐다.

고유가와 중동 리스크에 민감한 에너지·물류 관련주가 하락장 속에서 반복적으로 주목받은 셈이다. 알루미늄과 비료 등 원자재 관련 종목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생겼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금융주가 대표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은행주는 금리 상승기에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가 부각될 수 있고, 보험주도 자본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평가돼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 추세와 하반기 내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당장의 NIM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증시 불확실성 확대 구간에서 방어주로서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유지 중인 점은 자본 비율 관리에 다소 부담스럽다"고 짚었다.

5월 외환보유액 4천270억달러…환율 방어에 8.8억달러↓(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 등에 쓰이면서 9조원가량 줄어든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천269억9천만달러(약 649조원)로, 4월 말보다 8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2026.6.4 jin90@yna.co.kr

고환율 국면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음식료와 화장품 등 일부 소비재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원화 약세가 수출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 기대에 백화점·호텔·레저주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 장세를 AI가 주도하는 반도체 쏠림 속에서 눌려 있던 업종으로 매기가 번지는 순환매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반등한 금융, 소매·유통, 화장품 등은 실적 기대가 있었음에도 AI 쏠림 속에서 눌려 있던 업종"이라며 "시장 조정 국면에서 '방어주'가 뜬다기보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대안주'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결국 최근 증시에서 '방어'의 의미는 경기와 무관하게 덜 빠지는 업종을 찾는 데서 주도주 쏠림이 완화될 때 실적 대비 가격이 낮은 업종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와 음식료는 여전히 방어주 성격이 있다"며 "음식료 중에서도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은 고환율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과 유통주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지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환율에 따른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소비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증권주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업종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대안주의 수익률이 지수 대비 저조해 비교적 소외감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는 만큼, 3고의 그림자는 앞으로도 한동안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금융시장은 미국 물가 지표와 국채 금리, AI 투자 지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동시에 진행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라며 "시장의 향방은 국채 금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willo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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