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테이블엔 소주…가족 단골식당서 한국기업 챙긴 젠슨 황

(타이베이=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방한을 앞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현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그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생태계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강조했다.
황 CEO는 이날 오후 대만 타이베이 현지 식당에서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행사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열었다.
행사가 열린 식당은 황 CEO가 대만에 올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오는 곳으로 전해졌다. 가족 단골 식당에 한국 기업을 초대, 친밀함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는 삼성·SK·LG·네이버 등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30여 개의 파트너사의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황 CEO가 직접 참석하는 만찬 자리인 만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국내 IT 업계의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만찬에는 한국 파트너사들을 위해 엔비디아 측이 준비한 한국의 소주가 테이블마다 구비돼 있었다. 참석자들은 테이블에 놓인 대만 맥주와 한국 소주를 섞은 소맥을 마셨다. 그의 고향 대만과 한국의 화합주인 셈이다.
황 CEO가 현장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젠슨! 젠슨!"을 외치며 환호했다. 황 CEO는 테이블을 전부 돌며 참석자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행사 도중 그는 식당에서 나와 한국 취재진을 콕 집어 찾으며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황 CEO는 "한국은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반도체 칩뿐 아니라 D램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고, 과학,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에서도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도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황 CEO는 한국에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로보틱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기자에게 질문권을 주는 방식으로 한국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표현한 것이다.
대만 일정을 마치고 이어질 방한 일정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은 엔비디아와 한국에 매우 바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며 "한국에 좋은 친구들이 많고, 오랫동안 우리를 지원해줬다. 그들을 축하하고 감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핵심 메모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황 CEO는 "HBM은 세 글자로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복잡한 기술"이라며 "성능·품질·신뢰성·생산 능력 등 많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시다시피 SK와는 매우 오랜 관계를 이어왔다"며 "최근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 됐는데, 정말 자랑스럽고 그들의 성공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등 주요 행사 일정을 마친 뒤 오는 5일 한국에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도 황 CEO는 한국 기업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최근 본격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삼성·SK의 메모리가 탑재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한 AI PC용 칩 'N1 X'에는 128GB(기가비트)의 메모리가 적용되는데, 이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LPDDR5X가 탑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협력 사례를 설명할 때에는 '엔비디아 ♥ 네이버클라우드' 문구와 함께 네이버클라우드 사례를 언급했다.
기조연설 영상에는 SK텔레콤이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를 활용해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공정에 도입한 디지털 트윈 기술 사례가 공개됐다.
황 CEO가 기조연설 말미에 공개한 로봇 공연 영상에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차량과 전기차 아이오닉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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