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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에 돌아온 '큰손'…증시 강세 속 중국인들 지갑 열어

연합뉴스입력
명품 패션·뷰티 소비 회복 조짐…부동산서 이동한 금융자금에 '자산효과'
중국 상하이의 루이뷔통 플래그십 스토어[촬영 권숙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최근의 주가 반등이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면서 몇 년째 침체돼 있던 중국 소비자들의 명품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로레알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랄프 로렌 등을 포함한 기업들의 실적과 업계 자료에서 중국 증시 강세 속 중국 부유층 소비자들이 고가의 패션·뷰티 사치품 쇼핑을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분석한 중국 데이터 리서치 업체 빅원랩에 따르면 LVMH이 소유한 루이뷔통과 버버리 그룹의 올해 1분기 중국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성장세로 돌아섰다.

구찌는 매출 감소 폭이 줄었으며 코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랄프 로렌의 경우 춘제(중국의 설) 연휴 수요와 신규 고객 유입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명품 업계를 겨우 지탱해주던 할인 사이클이 둔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풀이됐다.

이러한 추세는 명품 뷰티 업계에서도 나타났다.

항저우 즈이테크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과 타오바오에서 소매가가 200위안(약 4만4천원)을 넘는 상위 10개 브랜드의 합산 매출은 올해 1∼4월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 낮은 가격대의 브랜드들은 매출이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수석 파트너 대니얼 집서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소비 시장에서 고무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중국의 소비 심리 하락은 장기간 지속돼온 부동산 경기 부진과 무관하지 않았다.

중국 내 자금이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이동하면서 최근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또한 인공지능(AI) 열풍을 필두로 한 증시 활황을 맞자 명품 소비 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분석됐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가계 저축 중 부동산에 할당된 비중은 2016년 90%에서 지난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신 이 자금은 주식과 금융 자산으로 이동했다.

벤처·정보기술(IT) 기업 중심의 선전 창업판(ChiNext) 지수는 올해 들어 26% 상승했으며 지난달에는 2015년 버블 당시의 최고점을 돌파했다.

상하이청저우투자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푸즈펑은 "명품 소비는 부유한 가구의 소득 기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라면서 "증시 강세는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도 증가하는 '자산 효과'를 창출해 상승 여력을 제공하고 지표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반등은 판촉과 할인 행사를 줄이도록 해 명품 업계의 이익률에도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에서 나타난 이러한 변화는 중동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드리워진 어두운 전망 속에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다만 명품 수요 회복이 중국의 전반적인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제프 장은 "부동산과 주식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라면서 "소비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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