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정점에 오른 한국, 지속가능성이 과제"

(스탠퍼드=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한국은 현재 피크(정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어요. 문화적으로는 방탄소년단(BTS)이 있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봐도 전무후무한 수준이거든요.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지속할 수 있게 할 것이냐?'가 과제고, 이를 위해서는 연구가 뒷받침돼야죠."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스탠퍼드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한국이 문화·IT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가운데 한국학 역할이 중요성을 짚었다.
보통 한국학이라고 하면 한국어나 역사 등 인문학적인 학문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탠퍼드대의 한국학 프로그램은 한국 동문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등의 지원으로 2001년 출범한 이래 차별화된 경로를 걸어왔다.
가장 큰 특징은 한국학을 순수 학문으로만 접근하는 대신, 한국 관련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적 함의가 있는 연구를 통해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설립하고 이끌어온 신 교수는 "(스탠퍼드대가 한국학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였던 만큼 남들과 다른 접근을 해보려고 했다"며 "한국을 이해하고 알리는 것은 기본적이고, 이를 넘어서 아젠다 세팅하고 임팩트(영향)를 주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독특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은 영향력과 저변을 넓혀왔고, 그간 미국 대북정책, 한·중·일 역사 문제 등과 관련한 정책적 조언도 내놨다.
과거에는 정치·사회적인 현상을 들여다봤다면 최근 주목하는 것은 한국의 문화와 IT산업이다.
신 교수는 "한국의 테크와 문화가 최정점에 온 만큼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문적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드라마와 K-팝은 넷플릭스·유튜브 등 플랫폼 기업 덕에 글로벌 인기를 얻었지만,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 (기술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K-컬처가 어떻게 정체성을 유지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을지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스탠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 주도로 학계뿐 아니라 문화, AI 기술 업계, 정책가가 만나는 플랫폼 조성을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K-팝·K-드라마에서 활동하는 사람과 반도체 업계의 사람, 학계를 모아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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