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래된 사물이 품은 기억…'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 아키코 부시 지음. 박지영 옮김.
1792년 지어진 집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 일본계 미국 작가의 오래된 장소와 사물에 관한 짧은 글들을 모은 에세이집.
할아버지의 의자, 아들이 만든 책상, 성장한 아이들이 떠난 창문에 25년째 붙어 있는 스티커 등 집이라는 공간과 사물들에 스며들어 있는 내밀한 기억과 감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소한 것이 위대해지고 위대한 것이 사소해질 수 있다며 평범함과 특별함은 한 끗 차이임을 환기한다.
그러면서 중요한 '주제'와 사소한 '잡동사니'를 우리가 자주 혼동하곤 한다고 말한다.
그에게 아버지의 금색 펜이나 어머니의 실크 스카프, 창턱에 늘어놓은 조개껍데기 등 '잡동사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은 '주제'다. 공간의 편안함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등은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잡동사니'다.
그는 "잡동사니를 주제처럼, 주제를 잡동사니에 불과한 것처럼 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멜라이트. 192쪽.

▲ K가 죽어야 K가 산다 = 장준환 지음.
K-팝, K-드라마부터 K-푸드와 K-뷰티까지 'K'로 통하는 한국문화가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분명 K-컬처가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문화 사업을 운영해온 저자는 K-컬처가 글로벌 자본에 종속되는 구조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플랫폼이 제작비를 투자하는 경우 지식재산권(IP) 소유권은 대부분 플랫폼에 귀속된다.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제작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는 글로벌 자본이 K-컬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외부 플랫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해 최소한 일부라도 통제할 수 있는 유통 채널과 데이터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스컨텐츠. 224쪽.

▲ 세계사를 바꾼 금 이야기 = 레베카 조라크·마이클 W. 필립스 지음. 서소울 옮김.
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세계 경제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는지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미지의 땅이었던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딘 것도, 코르테스가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킨 것도 금과 관련이 깊다. 19세기에 캘리포니아로 수십만명이 목숨을 걸고 몰려든 것도 마찬가지다.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금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평범한 금속을 금으로 바꾸려던 중세 유럽 연금술사들의 시도가 현대 화학의 토대가 됐고, 오늘날 첨단 산업 소재로도 금이 사용된다.
사람과나무사이. 336쪽.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