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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도 함께 공놀이해요"…오감 자극 어린이 무용 '젤리디너'

연합뉴스입력
국립현대무용단 신작…감각적 연출·자유로운 안무로 놀이같은 경험 선사
어린이 무용 '젤리디너' 연습 장면[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현대무용단 '젤리디너'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젤리처럼 말랑한 질감의 노란 공 수십 개가 바닥을 굴러다닌다. 맨발의 무용수들은 공을 갖고 바닥을 구르거나 뛰어다니다가도 금세 관심사가 바뀌는 아이처럼 공을 내던지고 현란한 신시사이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20일 국립현대무용단이 선보인 무용 신작 '젤리디너'는 어린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놀이' 같은 공연이다.

'젤리디너'는 요정들이 일하는 젤리 공장을 배경으로 자판기에서 젤리를 꺼내려다 기계를 망가뜨린 요정들이 직접 젤리를 만들고 포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인 만큼 감각적인 연출이 눈에 띈다.

소재인 '젤리'부터가 말랑한 촉감과 달콤한 맛, 형형색색의 다채로움을 연상케 한다. 젤리를 나타내는 노랗고 말랑한 공이 안무에 핵심적으로 사용됐다.

안무에는 몸을 유연하게 흔들거나 늘이거나, 바닥에 달라붙는 동작을 다수 넣어 관객이 직관적으로 젤리를 연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야구공 크기의 좀 더 작은 공은 요정들이 만들어내는 젤리로 사용되는데 무용수들이 만지거나 던지며 노는 주요 소재다.

의상과 무대 장치에는 형광빛의 원색을 사용했으며, 무대 배경에는 레버를 당기면 젤리가 나오는 자판기나 만지면 불빛이 들어오는 기계를 설치해 시각적 자극을 높였다.

연주자가 즉석에서 신시사이저·전자 드럼·슬라이드 휘슬 등을 사용해 만들어내는 무대 음악은 단순히 무용을 위한 반주가 아니라 공연 전체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불어넣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예컨대 젤리 기계를 만지는 동작에는 버튼을 누르는 듯한 효과음이, 공을 튀기는 장면에선 통통거리는 효과음이 흘러나오는 식인데 만화 영화를 보는 듯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작품은 이러한 모든 감각적 연출에 관객 참여를 끼워 넣었다.

관객들은 입장 전에 젤리 역할을 하는 노란 공을 받아 공연 중 무용수와 주고받으며 무대가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공연 이후엔 공연의 경험이 무대 밖으로도 이어지도록 어린이 관객에게 실제 젤리를 나눠주고 맛보게 한다.

안무가 이재영은 무엇보다 "함께하는 놀이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이야기는 젤리를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젤리를 만들면서 요정들이 함께 노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요정들은 다 만든 젤리를 바닥에 쏟거나 포장 상자를 무너뜨리거나 다른 친구들이 일하는 동안 딴짓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도 이를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를 위로하거나 실수에 즐거워하며 같이 놀기도 한다.

이 안무가는 "이야기는 기계를 고장내는 '실수'에서 출발한다"며 "서투르고 실수가 많은 요정들을 통해 예상과는 다른 길로 돌아가더라도 함께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순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젤리디너'는 오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어진다.

fa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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