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구, 프랑스에 "누벨칼레도니 개혁 원주민 참여 보장해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남태평양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의 개혁 과정에 원주민 카나크족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라고 유엔 기구가 촉구했다.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에 누벨칼레도니 자결권과 관련한 모든 변경 사항이 카나크족 대표들과의 성실한 협의를 거쳐 이뤄지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호주 동쪽, 프랑스 본토에서 1만7천㎞ 떨어진 누벨칼레도니는 1853년 프랑스의 식민지로 병합됐다. 이후 1988년 마티뇽 협정, 1998년 누메아 협정으로 상당 부분 자치권을 넘겨받았으나 국방, 외교, 교육 등은 프랑스의 통제를 받는다.
이후 누벨칼레도니는 누메아 협정에 따라 2018년과 2020년, 2021년 3차례에 걸쳐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를 했으나 세 번 모두 프랑스 잔류로 결론 났다.
그러나 누벨칼레도니 내 분리독립파의 불만이 계속 이어져 내부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24년 프랑스 정부가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도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자 누벨칼레도니 전체 인구 28만 명 중 약 40%를 차지하는 원주민 카나크족이 반발하며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프랑스 정부와 누벨칼레도니 정치권은 지난해 7월 프랑스 헌법 내 '누벨칼레도니 국가'라는 특수 지위를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누벨칼레도니 국적도 새로 만들어 현지 주민이 프랑스와 이중 국적을 보유할 수 있게 했다. 누벨칼레도니 의회는 자치 능력을 보장하는 기본법을 제정하게 된다.
외교권도 프랑스 정부에서 이양받기로 했다. 다만 누벨칼레도니가 유엔 내 별도 의석을 갖진 않는다.
국방, 통화, 치안·공공질서, 사법 및 법적 통제와 관련된 기타 주권 권한의 이양은 누벨칼레도니 의회와 프랑스 정부 간 논의와 누벨칼레도니 주민투표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누벨칼레도니의 기초 지자체는 여전히 프랑스의 일부로 존재하는 동시에 누벨칼레도니의 기관으로도 기능한다.
누벨칼레도니와 프랑스 정부는 경제·재정 재건 협정도 맺어 공공 재정을 정비하고 사회 보장 기금을 회복하는 한편 부채 감축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CERD는 그러나 이런 양측의 합의 과정에 카나크족은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으며, 특히 원주민 공식 자문기구나 지역별 전통 지도자 조직이 협의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18명의 독립 전문가로 구성된 CERD는 182개 당사국이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을 준수하는지 감시한다. 1969년 발효된 이 협약에 따라 각국은 인종, 피부색, 혈통, 국적 또는 민족적 기원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고, 분리 관행을 근절하며 법 앞의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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