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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호르무즈 대응전략 고심…美 요청에 "국내법 감안해 검토"(종합)

연합뉴스입력
'해방 프로젝트' 압박 고조…트럼프 제안에 '검토' 입장 밝혀 주목 "사고 원인 파악 먼저" 신중 모드도…대책회의 등 휴일에도 분주
청와대[촬영 김도훈] 2025.12.29
호르무즈 해협에 닻을 내리고 멈춰 있는 선박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로 인해 미국 측의 군사작전 참여 압박이 거세지면서 청와대도 5일 대응 전략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미국 측의 군사작전 참여 요청에 "검토 중"이라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파병 등 실제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인지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해방 프로젝트'(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탈출 작전)와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에서 "미국 측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제안에 대해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가 해당 이슈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삼가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지는 기존보다 군사작전 참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는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안정, 회복, 정상화를 위해 여러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언급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역시 '해상 물류망 안정 노력'의 하나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을 위한 국제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실질적 기여'를 약속한 바 있지 않나"라며,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요청에도 응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세 협상이나 주한미군 문제 등 한미 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압박을 그냥 묵인하기는 어렵다는 점 역시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다만 청와대는 어떤 대응에 나서든 선박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화재가 발생한 이유가 확인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 다음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청와대가 '국내법 절차'를 거론한 것은 파병 등 실제적 조치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청해부대 등 군 병력을 투입하려면 국회의 비준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 당시에도 청와대가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결국은 파견하지 않았던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도 쉽사리 군사작전 참여를 실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회의'를 주최하는 등 휴일에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회의 결과와 관련해 "정부는 사고 선박의 선사와 계약된 예인선을 통해 인근 항만으로 이동한 뒤 접안할 예정"이라며 "두바이 현지의 한국선급 지부 인력을 즉각 파견해 안전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원인 규명을 위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가겠다"고 전했다.

동시에 강 수석대변인은 "예인선의 투입과 접안, 국내 조사 인력 파견 및 분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앞으로 분석 결과를 기다리며 군사작전 참여 요청에 대한 대응 전략의 세부 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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