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쌍방울 前부회장, 재판때처럼 "필리핀 온 리호남 돈줘"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북한 대남공작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쌍방울 전직 간부가 국회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에 왔었다"고 재차 증언했다.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 '2019년 7월 필리핀에 리호남이 왔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질의에 "(필리핀에) 왔다. 얼굴도 봤고 만났다"고 답했다.
그는 "돈을 제가 직접 주지는 않았고 (김성태) 회장님이 전달해주셨고, (제가) 회장님 계신 곳까지 안내는 했다"고 주장했다. 돈을 준 이유를 묻는 말에는 "방북 대가로 드린 것"이라고 했다.
방 전 부회장은 지난 2024년 10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취지로 증언한 바 있는데, 이를 유지한 것이다. 당시 법정 증언을 토대로 한 하급심 법원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된 상태다.
서 위원장이 "위증하면 처벌받는다"며 재차 같은 내용을 물었지만, 방 전 부회장은 당시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돈을 준 것이 맞는다고 거듭 증언했다.

이는 '리호남이 2019년 필리핀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에 불참한 것을 확인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보고와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 보고에서 '리호남이 2019년 7월 필리핀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에 불참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정보위 여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리호남이 필리핀에서 열린 아·태평화대회에 참석 안 한 게 확실하냐'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이 있었고, 이에 대해 '리호남이 (당시) 필리핀에 없었다'는 점에 대한 국정원장의 확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7월 25∼2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평화대회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 리호남을 만나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으로 70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리호남이 필리핀에 있었는지 여부는 이 전 부지사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도 중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당시에도 피고인 측은 국정원 보고서 등을 근거로 리호남이 필리핀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양쪽 주장을 모두 따져본 뒤 쌍방울 측이 리호남에게 70만달러를 건넸다는 방 전 부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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