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피격' 사우디 美대사관, 피해규모 알려진 것보다 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지난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대사관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을 때 입었던 피해가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컸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이란 전쟁 개전 초기인 지난달 3일 새벽 1시 30분께 이란 드론 한 대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방공망을 뚫고 외교 공관 구역에 진입해 미국 대사관 청사를 타격했다.
그리고 1분 뒤 두 번째 드론이 첫 번째 드론 타격으로 생긴 구멍으로 날아들어 폭발했다.
미 대사관 건물의 보안 구역을 관통한 이 드론 공격으로 건물 3개 층이 심각하게 파괴됐다고 전·현직 관리들은 전했다. 피격 구역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지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대사관 피격 발생 이후 사우디 국방부는 해당 공격으로 인해 제한적인 화재와 경미한 손상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화재가 반나절 간 지속됐으며 대사관 일부 구역은 손상으로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일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해당 공격으로 인한 미국 측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드론 공격을 받은 보안 구역은 수백 명이 근무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공격이 근무 시간대에 이뤄졌을 경우 사상자 규모가 컸을 수 있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요격된 이란 드론 중에는 대사관 부근의 사우디 주재 최고위 미국 외교관의 관저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있었다.
WSJ은 사우디 미 대사관 드론 공격에 대해 "이란은 미국인들이 안전하다고 여겼던 장소도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CIA의 대테러센터장을 지낸 버나드 허드슨은 "이란은 자국산 무기로 수백㎞ 떨어진 적국 대사관을 정확히 타격할 능력이 있다"며 "이는 곧 그들이 도시 내 어느 곳이든 원하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사관이나 기지들에서 실제 발생한 피해 규모에 대한 정보 차단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제로는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키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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