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에 세대별로 갈라진 '마가'…트럼프, 중간선거 부담커진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한 달을 맞은 이란전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세대별 입장이 크게 갈리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도시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는 이 같은 세대 간 시각차가 뚜렷이 드러났다고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PAC 행사에 참석한 조셉 볼릭(30) 씨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뛰어든다면 어떻게 끝날 수 있겠나. 명확한 목표도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용사인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으로, 미국을 우선시하며 해외에서 새로운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상징하는 구호이기도 했다.
볼릭은 이란전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젊은 마가 지지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 개시 결정은 전쟁 지지파와 중장년층 지지자들을 결집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으로 지지를 선회한 많은 젊은 남성들에게 좌절감과 실망감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오하이오대 공화당 지부 회장인 앤드루 벨처(21) 씨는 "이 문제를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전체가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에서 큰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참석자들은 미국의 해외 개입 필요성을 지지하며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장년층 일부 참석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이란과의 갈등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여전히 신뢰를 보냈다.
63세인 로렌스 리가스 씨는 "트럼프의 '충격과 공포' 전략이 바로 그들(이란)에 필요했던 것"이라며 "젊은 마가 지지자들이 징병 될까 걱정하면서 이런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확인된다.
폴리티코가 지난 13∼18일 성인 3천8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1.6%포인트)에 따르면 35세 이상 응답자의 70% 이상은 이란전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획이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지만, 35세 미만 응답자에서는 그 비율이 49%에 그쳤다.
CNN방송도 이란전으로 인해 마가 진영 내부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수 진영의 팟캐스터 잭 포소비에크는 "이 문제를 두고 세대 간 큰 격차가 보인다"며 팟캐스트의 젊은 청취자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더 많이 보내고 45세 이상 청취자들은 전쟁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이 같은 입장차는 세대 간뿐 아니라 보수 진영의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터커 칼슨, 메긴 켈리 등 마가의 유명 논평가들과 젊은 층이 선호하는 조 로건, 테오 본 같은 인기 팟캐스터도 이란전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장악을 저지하려면 2024년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젊은 남성층의 지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젊은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세를 더 약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중동에 수천 명의 병력을 추가로 파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협상 결과에 따라 이란과의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PAC은 미 보수 진영 최대 연례 정치행사로, 특히 선거를 앞둔 해에는 지지층 결집을 다지는 정치적 의미가 큰 행사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 상황과 기타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고 CNN에 밝혔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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