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노선 갈등' 속 지선 흥행 '빨간불'…내일 긴급 의총 주목(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박수윤 김유아 기자 =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공천 접수를 8일 마감한 결과 경선 흥행에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사흘간의 공천 신청이 이날 마무리된 가운데 현역 의원이 대거 몰린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하고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은 신청자가 저조했고, 오히려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이들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잇따랐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천 접수를 하지 않았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신동욱 최고위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5선의 나경원 의원도 불출마로 일찌감치 입장을 정리했다고 이날 밝혔다.
'험지'인 경기지사 선거에도 여론조사 선두권인 유승민 전 의원, 김은혜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출마설이 흘러나오던 원유철·심재철 전 의원도 결국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양향자 최고위원과 재선 의원을 지낸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2명만 공천을 신청했다.
인천과 대전, 세종 3곳은 현역 시장만 공천 신청을 했고, 충남은 김태흠 지사조차 공천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지원자가 없었다.
부산은 현역 박형준 시장에다 초선 주진우 의원이 공천 신청을 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광역단체장 공천 접수 마지막 날인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정치에는 위기의 순간마다 판을 바꾼 큰 결단의 장면들이 있었다. 지금 역시 그런 큰 정치의 장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과 지역을 위해 헌신해 온 지도자들의 백의종군과 같은 결단이 정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아름다운 장면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소위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선언하지 않는 문제를 놓고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전날 장 대표를 향해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나. 공천 접수를 미루더라도 우리 당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끝장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부터 마련하기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러자 5선 나경원 의원은 "오 시장은 5선에 도전하는 현역 시장으로서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본인 반성이 먼저"라고 받아쳤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요구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시·도당 위원장과 1대1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원내 지도부가 9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오 시장과 당내 소장파 등이 요구한 당 노선 변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방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 승리를 위해 의원들의 적극적인 의견이 필요한 때"라며 "의총에서 당내 현안과 관련한 많은 의견 개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과 합리적, 개혁적 보수를 위한 당의 노선 변화를 촉구해왔다. 이런 변화가 선결돼야 이재명 정권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이 가능하다"며 "내일 있을 의총은 이런 변화의 시작이어야 한다"고 했다.
의총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 유력 주자들의 공천 미신청 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서울시당은 배현진 시당위원장 주재로 수석부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서울시당은 입장문을 내 "초유의 비상 상황이다. 현역 단체장으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과 경륜을 갖춘 오 시장이 빠진 경선은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 포기와 다름없다"며 "즉시 후보 재공모를 결정해 달라. 무엇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 노선의 정상화를 반드시 선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심과 괴리된 노선을 고집하며 서울 지지세를 바닥까지 떨어뜨린 건 장동혁 지도부"라며 "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한시도 지체 말고 수습하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의총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가 의결한 '당원권 1년 정지' 중징계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점을 두고 장 대표의 책임론과 윤리위원장 사퇴 요구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집단 지성으로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당의 노선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선거는 각자도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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