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핵협상 외교해법 풀리나…"좋은 진전"에 불씨 일단 보류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이 중동으로 항모전단을 배치하며 이란을 상대로 압박을 높이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3차 핵 협상에서 양측이 나란히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며 일단은 최악의 충돌 시나리오는 피해간 상황이 됐다.
다만 최종적인 협상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고 그간 합의의 걸림돌로 평가돼온 우라늄 농축 중단 문제 등에 진전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만큼 내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기로 한 4차 회담에서 양측간 무력 충돌이라는 파국을 막을 외교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과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3차 핵 협상에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중재 역할을 맡은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이날 협상 종료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제네바 협상이 "긍정적"이었다고 전했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과 외교 접촉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협상후 X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과 외교 접촉에서 추가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대화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심도 깊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 매체인 타스님은 이날 협상에서 그간 간접 대화를 이어오던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짧게나마 직접 접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과 윗코프 특사는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으며, 이는 "외교 의전에 따른 공식적 만남"이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다만 외신은 양측의 이런 낙관적인 기류에도 미국의 대이란 공격을 막을 돌파구가 마련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물론 중재국인 오만도 구체적인 진전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협상이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그간 양측의 합의를 가로막아온 걸림돌이 극복됐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아라그치 장관도 이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미국과 가진 가장 진지한 협상 중 하나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사안에는 합의에 도달했지만,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회담은 두차례로 나눠 진행됐는데 각각 오전, 오후 회담 이후 양측의 반응도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당국자는 오전 회의 이후 알자지라를 통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핵시설을 해체하며 우라늄 비축분은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거부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희석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일시 동결'과 경제적 측면에서 공동의 이익을 달성하는 내용 등을 제안했으며 미사일 시스템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라는 원칙을 토대로 핵시설 해체와 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인도 등을 요구해온 미국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핵 프로그램을 일정 기간만 동결하는 '일몰조항' 대신 완전한 중단과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요구하고 있다.
악시오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오전 회담에서는 이란의 입장에 실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오후 회담 이후 양측의 공식적인 반응이 달라졌는데, 악시오스는 오후 회의에서 미국 측의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윗코프 중동특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파구가 없었다고 보고한다면 미국의 대이란 군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공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기 전 이란에 부여한 사실상 마지막 협상 기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란에 합의를 위해 주어진 시간은 10∼15일이라며 최후통첩을 날렸고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때 가동했던 F-22 랩터를 이스라엘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내주부터 빈에서 기술적 차원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내주 월요일(3월2일)부터 오스트리아와 IAEA가 양국의 요구에 맞춘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며 "회담은 아마 일주일 내로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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