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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생산공장 따라 과자 맛이 다르다?…"원재료·성분 동일"

연합뉴스입력
에이스·몽쉘 등 의견 분분…제조사 "일반인 느낄 수 있는 차이 없어" 소주도 공장별 맛 다르다 주장… 원재료 달라질 땐 차별화 요소로 쓰기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 판매대에 전시된 '에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제조 공장 따라 과자 맛이 다릅니다."

인기 비스킷류 제품인 '에이스'가 제조 공장별로 맛이 다르다는 글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이 글은 생산 공장 두 곳에서 나오는 에이스의 맛이 서로 다르고 크래커 색상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이스 뿐 아니라 다른 과자도 공장별로 맛 차이가 있다는 글을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소주를 놓고도 역시 비슷한 주장이 종종 올라온다.

실제 공장에 따라 과자나 소주의 맛이 다를까. 관련 주장과 이에 대한 제조사의 설명을 들어봤다.

에이스 생산 과정[해태제과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특정 공장 생산 과자가 더 맛있다?…외관상 미세한 차이도 '의혹' 배경

공장별 맛 차이 주장이 나오는 대표 제품은 크라운해태제과의 '에이스'다.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충남 아산의 해태제과식품 공장에서 생산된 에이스가 또 다른 제조사인 전북 전주 훼미리식품 생산품보다 더 고소하고 짭짤해 오래전부터 먹던 에이스의 맛에 더 가깝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아산공장에서 생산한 에이스 크래커 색상이 더 짙게 나온 사진도 같이 붙었다.

여기에는 자신도 에이스 맛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다거나 앞으로는 아산 공장의 제품인지 확인하고 구입해야겠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다른 제과류 제품도 공장별로 맛 차이가 있는 것을 직접 경험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들었다는 답글도 잇따랐다.

1991년 '몽쉘통통'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온 '몽쉘'[롯데웰푸드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웰푸드의 '몽쉘'도 이런 공장별 차이가 있는 제품으로 지목됐다.

몽쉘은 경기 평택과 경남 양산 두 곳에서 생산되는데 양산 공장의 제품이 더 고소하고 평택 공장 제품은 알코올 향이 느껴진다는 주장을 볼 수 있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양산 공장에서 생산한 몽쉘은 평택 공장 제품과 비교해 위쪽 초콜릿 코팅이 더 진해 보인다.

농심 새우깡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더 맛있고, 대용량 제품보다 소용량 제품이 맛이나 식감이 더 좋다는 의견들이 있다.

몽쉘에 초콜릿을 입히는 모습[맛깔스튜디오 by롯데웰푸드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에이스·몽쉘 제조사 "재료·제조법·설비 등 다 동일"

그러나 식품 제조업체들은 공장에 따라 같은 과자도 다른 맛이 난다는 의혹에 대해 한목소리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품이라는 특성상 같은 공장의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졌더라도 제품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일반인이 느끼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에이스 제조사인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식품 특성상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지만 원재료와 레시피(요리법), 설비 등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크게 다를 수 없고, 달라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공장별 제품의 색상 차이에 대해선 "식품이기 때문에 같은 생산라인에서 나와도 오븐 내 위치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연구소 연구원들과 각 생산공정의 관계자들이 오차를 실시간으로 다 관리하며, 내부 품질 규격 기준상 허용된 범위 안의 제품만 출하하기 때문에 아주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정도의 차이"라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측은 상대적으로 덜 고소한 제품의 생산처로 지목된 훼미리식품 역시 계열사라고 덧붙였다.

훼미리식품은 홈페이지에서 에이스 외에도 '아이비', '버터링', '사루비아', '그레이스' 등 해태제과의 내수 및 수출용 식품 다수를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훼미리식품이 생산하는 비스킷류 제품[훼미리식품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몽쉘 제조사인 롯데웰푸드도 "성분이나 함량이 모두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평택과 양산 공장 제품 겉모양에 차이가 있는 것과 관련해선 "초콜릿을 위에서 쏜 다음 바람을 불어 전체를 감싸는 구조인데 양쪽 공장 설비의 바람 세기가 달라 한쪽 공장 제품은 초콜릿이 위쪽에 몰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쪽 공장 제품이 다르다는 근거로 온라인상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위쪽에 초콜릿이 더 두껍게 도포된 제품은 대신 바닥 면에 초콜릿이 다 채워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양쪽 공장 제품 모두 초콜릿을 포함한 전 재료의 성분과 함량이 동일하다면서 "온라인에 올라온 지적을 인지하고 양쪽 공장 간 제품에 차이가 없도록 (바람 세기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백화점과 온라인쇼핑몰에 올라온 제품의 포장상자에 적힌 원재료명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공장별로 등록을 따로따로 하다 보니 같은 원재료인데도 표기가 약간 달라진 것 같지만 똑같은 스펙"이라고 말했다.

새우깡[농심 공식 블로그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새우깡은 포장 단위별로 맛 다르다?…농심 "사실무근"

농심도 새우깡이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소포장 제품이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는 대용량 제품보다 더 맛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똑같은 원료와 레시피로, 동일한 설비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맛 차이가 발생할 수 없다는 논리다.

농심은 현재 부산과 안양 공장에서 새우깡을 생산하며 수요에 따라 그 외 다른 농심 공장에서 생산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맛 차이가 있다는 것은 제조업체 입장에선 사실 서운한 이야기"라면서 "예를 들어 원재료를 매년 같은 밭에서 재배했다고 해도 약간의 맛 차이는 있을 수 있는데 그 편차를 느끼지 못하도록 계속 평가와 수정을 거듭한다"고 말했다.

용량에 따른 맛 차이에 대해서도 "생산 자체를 봉지 단위로 하지 않는다"라면서"같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 포장 단계에서만 용량을 다르게 한다"고 설명했다.

과자업계에서는 이처럼 공장별로 맛이 다르다거나 맛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민원이 제품별로 항상 제기되지만 과자류는 공정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만큼 소비자가 느낄 만큼 공장별로 맛 차이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과자업계 관계자는 "공산품이 아니라 식품이다 보니 100% 동일할 수는 없고, 같은 설비라도 노후화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차이는 완성품 1천개 중 1~2개가 다른 수준"이라며 "맛이란 감각의 영역이라 어려운 부분이지만 먹는 사람의 그 순간 환경이나 상태 등에 따라 더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참이슬[연합뉴스 자료사진]

◇ 소주 놓고도 맛이 다르다는 과거 의혹도…하이트진로 "맛·품질 균일"

공장별 맛 차이 논란은 소주를 놓고도 제기됐다.

하이트진로가 제조하는 참이슬의 경우 제조 공장에 따라 맛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애주가들 사이에서 반복해 나온다.

참이슬 제조공장은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전북 익산, 경남 마산 등 총 4곳에 있다. 공장 소재지에 따른 수질 차이로 공장별 소주 맛이 다르다는 게 애주가들의 주장이다.

유명 쌀 재배지인 이천은 지하수에 단맛이 돌아 여기서 생산된 참이슬에서도 단맛이 느껴지고, 청주는 지하수에 미네랄 성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쓴맛이 느껴진다는 식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측은 "소주 원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과 주정(술의 원료로 쓰이는 에탄올)"이라면서 "우리 회사의 모든 소주 공장은 동일한 주정을 사용하고, 물은 각 소주 공장 지역의 원수를 사용하지만 동일한 공정을 통해 동일한 규격으로 정제하고 있어 균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포카칩 햇감자(왼쪽)와 생감자로 표시된 제품[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일부 식품업체는 같은 제품이지만 원재료가 시기별로 달라질 경우 아예 제품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기도 한다.

'포카칩' 제품을 '햇감자'와 '생감자'로 나눠 출시하는 오리온이 대표적이다.

포카칩 포장지 앞면 하단에는 '100% 생감자'라는 표기가 있는데 매년 6~10월에는 '100% 햇감자'라는 표기가 적힌 상품이 나온다.

6~10월에는 국내산 감자를 사용하고, 국내에서 감자가 나지 않는 나머지 시기에는 호주와 미국산 감자를 사용하는데 원재료에 따라 이름을 바꿔 다는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수입산 감자도 그해 생산된 햇감자지만 국내산 감자를 100%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내산 감자를 쓸 때는 '햇감자'로 표기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국내산 감자로 만든 햇감자 제품이 더 담백하다거나 더 바삭하다는 소비자 반응도 있지만, 오리온측은 사실상 두 제품 간 맛 차이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제품에 설정된 맛에 부합하도록 매번 원재료에 맞춰 다른 재료나 조리법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산이냐 외국산이냐를 떠나 같은 지역에서 나온 감자라도 해마다 전분 함량이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공장과 연구원들이 원래 설정된 맛에 부합하도록 만든다"면서 "하지만 갓 수확한 원료에서 느끼는 신선함이 있어서인지 소비자에 따라 다르게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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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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