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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언니가 조언해줬는데" 박지우, 첫 매스스타트 결승 14위…"멋진 모습 못 보여줘 아쉬워" [밀라노 현장]
엑스포츠뉴스입력

한국 여자 빙속 장거리 간판 박지우(한국체육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트타트 은메달리스트 김보름의 뒤를 잇지 못하자 아쉬움을 표했다.
박지우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 앞서 김보름의 조언을 받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메달을 따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박지우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을 16명 중 14위로 마쳤다.
이날 박지우는 7번째로 결승선을 지났으나 레이스 도중 스프린트 포인트를 얻지 못하면서 14위에 그쳤다.

매스스타트는 다수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400m 링크를 총 16바퀴 돈다. 이때 4바퀴, 8바퀴, 12바퀴를 돌 때마다 순위를 매겨 1~3위에게 각각 스프린트 포인트 3, 2, 1점을 준다.
마지막 결승선에선 1~6위로 통과한 선수는 각각 60점, 40점, 20점, 10점, 6점, 3점을 받는다. 사실상 메달을 딸려면 3위 이내로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며, 스프린트 포인트를 얻지 못하면 먼저 결승선을 지나도 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준결승 2조에서 3위에 올라 결승행에 성공한 박지우는 마지막까지 선두로 치고 나가기 보다 뒤쪽에서 상황을 엿봤는데, 마지막에 선두권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우승은 마레이커 흐루네바우트(네덜란드)가 차지했다. 이바니 블론딘(캐나다)과 미아 맨거넬로(미국)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 주인공이 됐다.

박지우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응원을 많이 해줬을 한국에 계신 스피드스케이팅 팬분들께 아쉬운 결과를 남겨드려 너무 죄송하다"라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결승전을 간 것도 처음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라며 "경기 전부터 계속 우려했던 부분이 자리 싸움이나 마지막 1~2바퀴 남았을 때 위치 선정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부분을 보완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쉬움으로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밀라노 올림픽은 박지우의 세 번째 올림픽이다. 지난 두 번의 대회 모두 매스스타트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특히 베이징 대회에선 결승선을 앞두고 러시아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는데 팔이 찢어져 출혈까지 발생했고, 결승행이 좌절되자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박지우도 "올림픽 매스스타트를 세 번 나갔는데, 처음으로 결승 진출한 거다"라며 "사실 결승 진출보다 나가기 전에 걱정이 더 컸었다. 올림픽은 변수가 많은 경기이다 보니 걱정했지만 다행히 결승전에 무난하게 진출해서 한시름 놓았다"라고 밝혔다.

또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 비해서 그래도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라며 "물론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지만 평창이나 베이징 대회만 후회는 없다"라고 전했다.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박지우는 경기 전 김보름으로부터 조언을 받았는데 결과를 내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후회는 없는데 경기 운영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있다"라며 "체력적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경기 운영이나 위치 선정 등을 오늘 아침에도 (김)보름이 언니가 연락해 줘서 조언도 많이 해 주셨다. 그래서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라고 말했다.
김보름에게 어떤 조언을 받았는지 묻자 박지우는 "체력적인 부분보다 매스스타트가 마지막 1~2바퀴 남았을 때 위치가 중요한데, 그 부분을 언니가 걱정해서 아침부터 연락이 와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차가 있음에도 계속 연락해 주셨는데, 내가 그 부분을 실행하지 못했다"라며 "(김보름)언니 뒤를 꼭 잊고 싶었다. 4년 뒤에라도 꼭 이어보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남자부의 정재원(강원도청)도 매스스타트 결승에 출전했지만 최종 5위에 오르면서 입상에 실패했다. 이후 박지우도 메달을 얻지 못하면서 한국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24년 만에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을 메달 없이 마쳤다.
더불어 3연속 올림픽 매스스타트 메달 획득도 불발됐다. 한국은 매스스타트가 정식 종목이 된 2018 평창 대회부터 2022 베이징 대회까지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이 평창 대회 때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김보름도 당시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냈다. 베이징 대회에선 정재원이 은메달, 이승훈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메달을 한 개도 얻지 못하면서 위기라는 인식에 대해 박지우는 "우리가 이번에 결과를 내지 못해서 그런 이야기를 듣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마지막 날까지 간절했다"라며 "그래서 오늘 (이)승훈이 오빠도 많이 조언해 주겼고, (김)보름이 언니 등 선배들도 좀 간절하셨다"라고 했다.
박지우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30 프랑스 알프스 올림픽을 바라봤다. 당장 밀라노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블론딘과 망가넬로는 나이가 각각 35세와 36이기에, 4년 뒤에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우는 "(이승훈)오빠도 서른 넘어서까지도 메달을 계속 따셨기에 우리도 더 노련해진 모습으로 2030 알프스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이 다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4년 뒤에도, 8년 뒤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