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성장 '급제동' 쿠팡 4분기 성적은…김범석 직접 등장하나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흔들린 쿠팡이 오는 27일 새벽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며 한국 유통업계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쿠팡이 작년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3분기까지 '파죽지세'…4분기 '탈팡' 파고 결과는
2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지난해 1∼3분기 내내 전년 대비 20% 내외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매출은 12조8천455억원(92억6천7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386.16원 기준), 영업이익은 2천245억원(1억6천200만달러)을 각각 거두면서 영업이익률 1.7%를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매출은 2024년 40조원 돌파에 이어 지난해 50조원에 근접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으로는 유례없는 규모이자,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의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4분기 막판에 불거진 악재가 변수다.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업계는 작년 4분기 쿠팡의 총거래액(GMV)이 이전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파악한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 증가율이 앞선 분기 대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업이익 역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국회 연석청문회를 전후해 부정 여론이 확산한 데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조사가 본격화하며 쿠팡의 영업 마케팅은 전면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성탄절 등 연말 특수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판촉 활동을 제대로 전개하지 못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컬리, 무신사 등 경쟁사들이 탈팡 고객들을 이른바 '줍팡'하는 마케팅을 공세적으로 펼친 것도 악재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 총이익 증가율이 이전 분기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발행된 보상 쿠폰 비용은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역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올해 쿠팡이 이전과 같은 급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그간 쿠팡이 혜택을 누려온 '새벽배송' 독주 구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은 물론 CJ대한통운 등 물류 강자들이 주 7일 배송, 신선식품 풀필먼트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며 '반쿠팡'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쿠팡의 점유율 수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범석 직접 참석 여부 관심…이번에도 책임 피해 가나
이번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의장이 직접 참석해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장은 2021년 쿠팡Inc 상장 이후 매 분기 빠지지 않고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해 실적을 설명하고 시장의 질문에 답해왔다.
김 의장은 매 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의 독보적인 '고객 록인(Lock-in)' 효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1∼3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한국은 여전히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견고한 시장"이라며 "물류 자동화와 AI(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집요한 투자가 탄탄한 실적 성장과 높은 고객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4분기 실적 발표는 김 의장이 강조해 온 '견고한 고객층'이 개인정보 유출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속에서 이뤄지는 만큼 메시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의장은 과거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발생한 2021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관련 사안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했다.
화재 사실은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관련 재무적 영향을 설명하는 선에서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언급을 피할 것으로 관측한다.
미국 증시 상장사인 쿠팡Inc가 공식 석상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시인하는 것으로 인식될 경우 집단 소송 등 거대한 법적 리스크(위험)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이 이번에 사과나 유감 표명보다 보안 시스템 강화 방안을 구체화하거나 대만 시장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강조하며 시장의 시선을 돌리는 방식으로 책임을 피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장이 이번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유출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28일 사과문이 유일하다.
당시 그는 "개인정보 유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보안 시스템을 원점부터 재검토해 업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앞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 등을 수사하는 경찰은 김범석 의장이 국내에 들어오면 바로 조사할 수 있도록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은 한국 국회의 출석 요구가 있을 때마다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참석을 피해 왔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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