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역 균형발전" 외치는데…청년 여성들 "서울로 서울로"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청년 여성의 지방 이탈과 수도권 집중 경향이 청년 남성보다 훨씬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방 일자리 구조가 청년 여성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행정통합' 카드를 꺼낸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통계시스템 분석리포트에 실린 '청년 여성은 어디로, 왜 떠나는가? 청년층 지역이동의 성별 차이와 노동시장 특성'(조선미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청년기에는 남녀 모두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청년 남녀 모두에서 순유입이 나타난 지역은 서울(여성 1.20%, 남성 0.96%), 인천(여성 1.42%, 남성 1.23%), 경기(여성 1.09%, 남성 1.01%), 세종(여성 2.30%, 남성 2.27%)이었다.
반면 청년층 순유출은 전북(여성 -3.03%, 남성 -2.49%), 전남(여성 -2.40%, 남성 -2.54%), 경북(여성 -2.82%, 남성 -1.80%), 경남(여성 -2.56%, 남성 -1.97%) 등 호남권과 영남권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년 여성들의 경우 지방을 떠나는 경향이 청년 남성보다 훨씬 두드러졌다.
성별 유출률 격차가 높은 대표적 지역은 울산(여성 -1.49%, 남성 0.22%)과 경북(여성 -2.82%, 남성 -1.80%)이었다.
울산은 제조업 중심의 지역 산업 구조로 인해 여성의 일자리 선택이 제한되면서 여성 청년의 유출이 심화하고 있다.
경북 역시 포항·구미 등 도시지역에서 제조업 중심 산업이 자리 잡아 여성 일자리 제약이 높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수도권 대비 청년층 고용률, 임금, 상용근로자 등 근로조건이 낮게 보고됐다.

청년층의 이동유형을 수도권 비수도권을 기준으로 보면, 여성은 수도권 내 이동 비율이 높았다. 한편 남성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비수도권 내 이동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비수도권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수도권→수도권' 이동은 20대 여성 14.3%·남성 14.3%, 30대 여성 5.5%·남성 5.9%로 남녀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반면 '수도권→비수도권' 이동은 특히 20대에서 남성(7.8%)이 여성(5.2%)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내 이동과 비수도권 내 이동에서도 성별 차이가 있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수도권→수도권' 이동 비중(20대 42.8%, 30대 53.9%)이 높았고, 남성은 '비수도권→비수도권' 이동 비중(20대 40.6%, 30대 38.9%)이 비교적 높았다.
'대도시-비대도시' 이동유형에서도 20·30대 여성은 대도시로 전입하거나 대도시 내 이동 비중이 높아 대도시 정주 경향이 강했다. 반면 청년 남성은 비대도시로 전입하거나 비대도시 내 이동 비중이 높아 비대도시로 분산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229개 시군구 청년 여성 고용률과 순이동률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도시지역에서는 청년 여성 고용률이 높을수록 순유입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산업별·직종별 성별 분리 수준이 높을수록 청년 여성 순이동률이 일관되게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편 읍면 지역에서는 청년여성 고용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더라도 청년 여성이 지역을 이탈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읍면 지역의 제한적인 직종 구성과 낮은 경력 확장 가능성, 생활환경 제약 등 다른 질적 요인이 청년 여성 이탈과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조 부연구위원은 "이 연구는 청년 여성의 지역 정주와 이탈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 지역 노동시장의 성 격차 구조와 양질의 일자리 기회 제공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청년층의 생애 전망에 조응한 일자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노동시장의 성별 요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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