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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음악도, 그림도 되죠"…첫 개인전 여는 김수철

연합뉴스입력
50여년 그린 100여점 공개…"내면·자연·외계 소리, 회화로" "작가로도 본격 활동"…예술의전당서 3월 29일까지
인사말 하는 김수철(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김수철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김수철: 소리 그림'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2.13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항상 소리를 들어요. 소리를 악기로 표현하면 음악이 되고 소리를 이미지로 표현하면 그림이 되죠. 결국 근원은 내 안에서 시작되고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다른 거죠."

대중가요·국악·영화음악을 넘나들며 한평생 음악가로 이름을 알린 '작은 거인' 김수철(69)이 화가로 데뷔했다. 50여년 간 '소리 그림'을 화두로 삼아 작업해온 그림 1천여점 중 100여점을 추려 오는 1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선보인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전시장에서 만난 김수철은 "이번에 작가로 데뷔하지만, 사실 음악보다 미술을 먼저 시작했다"며 "그림으로 일기를 쓰는 등 매일 하던 작업을 이제야 많은 사람 앞에 내놓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김수철, 화가 데뷔 '김수철: 소리 그림' 전시(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김수철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김수철: 소리 그림'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2.13 ryousanta@yna.co.kr
전시는 자연의 에너지를 푸른 획으로 중첩해 표현한 '소리 푸른', 인간의 감정과 삶을 구현한 '수철소리', 우주와 외계의 소리를 담아낸 '소리탄생', 침묵과 근원의 고요함을 묘사한 '소리너머 소리' 등 4개 소주제의 연작으로 구성됐다.
김수철 작 '소리푸른 36'(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전시된 김수철 작 '소리푸른 36'. laecorp@yna.co.kr

'소리푸른 36'은 붓 터치가 남아있는 푸른색 바탕에 붉은색 원들을 중첩해 강력한 에너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김수철은 "내가 듣는 소리와 느끼는 에너지, 내가 원하는 색 이 세 가지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철 작 '수철소리 3-4'(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전시된 김수철 작 '수철소리 3-4'. laecorp@yna.co.kr

'수철소리 3-4'는 500호 크기의 대작이다. 매일 그려내는 그림일기를 모아 만들었다.

자신의 감정 밑바닥의 무의식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물감을 마구 짓이기거나 곧은 획과 면으로 비틀어 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드러냈다.

김수철은 "매일 내 안에서 들려오던 소리를 그리는 그림일기를 10년 정도 모은 뒤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며 "탁상 달력 뒷면에도 그리고 스케치북에도 그린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김수철 작 '소리탄생 30'(왼쪽), '소리탄생 31'[엘비엠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리탄생 30'과 '소리탄생 31'은 김수철만의 독특한 초현실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가 외계 행성으로 놀러 가서 들은 소리를 구현했다.

외계 행성은 지구의 동서남북, 위아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공간이어서 물감이 위로도 옆으로도 흐른다. 블랙홀처럼 강력한 에너지를 빨아들인 것 같은 검은색 덩어리들이 화면에 담겼다.

김수철 작 '소리탄생 18'(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전시된 김수철 작 '소리탄생 18'. laecorp@yna.co.kr

'소리탄생 18'은 지구와 여러 외계 행성의 조우다. 지구의 여러 소리를 바탕에 표현한 뒤 붉은색과 검은색을 이용해 외계의 언어들을 문자 부호처럼 형상화했다.

전시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이동국 전 경기도박물관장은 "김수철은 인공지능 시대의 무당"이라며 "무당이 보이지 않는 혼의 이야기를 듣고 말해줬다면 김수철은 현대 과학 기술로 닿지 않는 외계 존재들의 소리를 듣고 그림으로 그려낸다"고 말했다.

김수철 작 '소리너머소리 25'(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전시된 김수철 작 '소리너머소리 25'. laecorp@yna.co.kr

'소리너머소리 25'는 푸른 바탕 화면에 연두색으로 솟아나는 선들을 채워 넣어 생명의 소리를 구현했다.

'소리너머소리 2-3'에서는 인간의 욕심으로 파괴되는 자연과 바다를 만들었다. 이상기후 등 인간의 이기심에 자연이 붉은 용암으로 분노의 소리를 내고 있다.

김수철은 "자연에서 새싹이 돋는 생명의 소리, 봄이 오고 피어오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파괴된 자연이 아파하는 소리도 듣는다"며 "내게 소리는 창작의 근원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음악도 그림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김수철의 그림이 이거구나' 하고 알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전시는 3월 29일까지.

김수철 작 '소리너머소리 2-3'(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전시된 김수철 작 '소리너머소리 2-3'. laecorp@yna.co.kr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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