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선 후 통합'에 합당 내홍은 일단락…정청래 리더십 타격(종합)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당내 반대로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조국혁신당과 합당 논의를 중단키로 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됐다.
대신 정 대표는 당내 통합추진위를 구성해 선거 후에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명분을 부각했으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아직 1년이 안 된 시점에 집권 여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 어젠다를 띄우려다 극심한 당내 갈등만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다.
정 대표는 여기에다 합당 제안을 둘러싼 내홍이 당내 권력 투쟁 양상으로까지 전개되면서 여권의 균열이 드러난 상황까지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와 함께 민주당 내홍의 유탄을 맞은 혁신당과 선거 공조 문제를 어떻게 풀지도 정 대표가 떠안은 고심거리다.

◇ 절차 문제에 당무 불만·물밑 당권 경쟁까지 겹치며 논란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이 무산된 배경은 일차적으로 정 대표가 사전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합당 논의를 제안한 점이 문제로 꼽히지만, 이미 정 대표를 향한 친명(친이재명)계의 누적된 불만과 불신이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 과정부터 이어진 당내 친명·친청(친정청래) 갈등 양상은 합당을 둘러싼 내부 논의 과정에서 한층 더 뚜렷해진 형국이다.
비당권파인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연일 합당에 반기를 들었고, 한준호·이건태 등 친명계 의원과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비판이 쏟아졌다.
집권 여당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정치적 문제인 합당으로 이슈몰이하며 중도층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게 합당 반대파들의 핵심 주장이다.
민주당의 내홍은 차기 당권 경쟁과도 맞물리면서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대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 대표의 합당 추진 이면에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 과정에서 잠재적 당권주자인 김민석 총리까지 통합론에는 찬성한다면서도 합당으로 인한 갈등은 문제라고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 특검 후보 추천 논란 속 당청 이상 기류 '결정타'
정 대표의 합당 제안 카드의 동력이 떨어진 결정적인 요인은 특검 후보 추천 논란에 따른 당청 이상 기류다.
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재판에서 쌍방울 회장 변호를 맡았던 인사를 추천한 것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질타성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명계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 '모독'이라는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수세에 몰린 정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몸을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김 총리가 "지금은 국정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가 입법 속도를 높여주길 부탁드린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도 정부와 청와대가 정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여당으로서 정책과 입법에 주력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압박 역시 당장의 합당에 제동을 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 정 대표, 후속 갈등 관리 과제…지방 선거 승리 시 통합론 주도 가능성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다수가 반대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론이 이날 최고위에서도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합당 제안 자체에 대한 갈등은 일단 물밑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격한 논란 속에 여권 내 균열이 확인된 만큼 정 대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쪼개진 최고위를 이끌고 지방선거 대응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선거 준비가 본격화되면 경선 룰이나 전략공천 문제 등을 놓고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정 대표는 동시에 혁신당 등과의 선거 연대 문제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선 전 혁신당과의 합당이 실익이 적다는 게 합당 반대 측의 논리였으나,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경우 혁신당 범여권 표가 분산될 경우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없지 않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통합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선 후 통합추진 준비위를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통합 이슈를 혁신당과의 선거 공조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의 정치 어젠다로 통합 문제를 이끌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만약 민주당과 혁신당이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가 통합 전당대회로 치러지게 될 경우 이 역시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혁신당 지지층과 정 대표 지지기반이 다소 겹친다는 평가에 기반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합당 반대에 앞장섰던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야간 최고위 전에 페이스북에 "홍익표 (정무)수석이 전한 대통령의 입장은 통합 찬성"이라며 "현재 상황상 지선 이전 통합은 어렵지만, 지선 이후에 합당하고 전대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한다"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바로 이 글을 삭제했으며 최고위에 들어갈 때 기자들이 작성 경위 등을 묻자 "그런 것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합당은 당이 결정할 사안이며 청와대는 합당과 관련해 논의한 것이나 입장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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