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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앙아 '중립국' 투르크멘과 군사협력 강화…존재감 키워

연합뉴스입력
9·11 테러 이후 양국 협력…러시아측 투르크멘 방문은 뜸해
투르크메니스탄 방문한 세르지오 고르 미국 중앙아시아 특사[투르크멘 매체 '아슈하바트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세르지오 고르 미국 중앙아시아 특사 겸 주(駐) 인도 대사가 지난달 말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을 대동한 채 중앙아시아의 '중립국'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했다.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이란과 약 1천150km 국경을 맞댄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 것을 두고 높아지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이 일각에서 나왔다.

투르크메니스탄에 특정국 군 수장이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미군 관계자들은 최근 30년에 걸쳐 비교적 자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해왔다.

중앙아시아 매체인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는 9일 이같이 전하며 미국이 표면상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을 조명했다.

TCA는 먼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994년 1월 '평화를 위한 동반자'(PfP) 프로그램을 창설한 지 4개월 뒤 투르크메니스탄이 중앙아시아 5개 스탄국 가운데 처음으로 PfP에 합류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하지만 1995년 12월 유엔은 투르크메니스탄에 중립국이란 공식 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당시 대통령이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는 투르크멘은 중립국으로서 군사동맹에 가입하거나 특정국 침략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은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우리 편에 서지 않으면 우리의 적이다"라며 사실상 양자택일을 강요한 것이다.

미국은 테러 배후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지목하고 그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려던 참이었다.

탈레반이 중앙아시아 국경들을 향해 전진하는 상황을 두려움 속에서 지켜보던 여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즉각 미국에 대한 지원을 표명했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미군을 비롯한 나토군에 자국 군사기지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투르크메니스탄은 역내 국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유엔이 인정한 중립국 지위에 충실하면서 탈레반은 물론 탈레반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났던 부르하누딘 라바니 아프간 대통령 정부와도 소통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1999년 5월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탈레반과 라바니 간 평화회담을 중재하기도 했다.

아울러 9·11 이후 비치명적 무기를 실은 미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와 미 군용기의 아슈하바트 공항 재급유를 허용했다.

투르크메니스탄[위키백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미국의 투르크메니스탄 내 군사적 연결고리는 점차 강화돼왔다.

토미 프랭크스 당시 미국 중부사령관은 2000년 9월에 이어 이듬해 5월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도 2002년 4월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았다.

미국은 이어 2002년 카스피해에서 사용할 수 있는 2개의 소형 해군 순시선을 투르크멘 당국에 제공한 데 이어 2003년엔 러시아제 오프로드 차량 40대를 투르크멘 국경수비대에 공급했다.

그러면서 투르크메니스탄과 미국이 군사협력을 조용히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투르크멘 서부에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비행장을 짓고 있다는 소문에 자극받은 러시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미국이 투르크멘 사막에 비행장을 건설했다거나 보수공사를 했다는 등의 소문이 지금까지 나돌고 있지만 이런 소문들은 독자적으로 입증하기가 불가능하다고 TCA는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관들의 투르크멘 방문도 줄을 이었다.

반면 러시아군 관계자들의 투르크멘 방문은 뜸하다.

아프간 북부 치안이 나빠지자 러시아 당국은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국방장관이 2016년 6월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라고 투르크멘 정부에 강요했다.

쇼이구 장관은 투르크메니스탄을 실제로 방문했는데, 이는 1991년 말 투르크메니스탄이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러시아 국방장관으로선 처음이었다.

TCA는 고르 특사의 지난달 말 투르크멘 방문과 관련해 미 국무부가 간략한 성명을 냈을 때 드리스콜 육군장관의 방문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투르크멘 군사관계에서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양국 간 군사관계가 계속되고 있고 이는 투르크메니스탄에 중요하다고 TCA는 전했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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